살충제 계란에 발암물질 생리대…관심 커지는 비임상 CRO

입력 2017-08-24 17:14
독성평가를 위탁 수행하는 비임상 CRO(임상대행업체)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최근 살충제 계란에 이어 발암물질 생리대 사태까지 일어나면서다.

업계에서는 최근 커진 유해 물질에 대한 공포와 내년부터 본격 시행되는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화평법)에 따라 비임상 CRO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24일 식품의약처안전처는 이날 오전 주요 생리대 제조업체에 대한 현장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유해물질의 원인이 된 접착제의 과다 사용 여부 등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식약처는 지난해 10월부터 생리대에 함유 가능성이 있는 유해물질의 검출량 및 위해성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발암물질 생리대 사태로 계획됐던 내년 11월보다 빨리 평가를 마칠 계획이다. 독성평가 등을 통해 휘발성유기화합물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 등을 확인하게 된다.

지난 22일 식약처가 발표한 백수오와 이엽우피소의 독성평가도 비임상 CRO인 바이오톡스텍을 통해 이뤄졌다.

CRO는 의약품 식품 화학물질 화장품 등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요구되는 임상시험을 대행하는 업체다. 이 중 비임상은 세포와 동물 등을 대상으로 이뤄지는 독성 및 효능 평가를 말한다.

국내에서는 바이오톡스텍 켐온 안전성평가연구소 등이 2016년 기준으로 시장의 45%를 점유하고 있다. 켐온에 따르면 국내 비임상 CRO 시장은 지난해 4260억원에서 2020년 5249억원으로 성장이 전망된다.

여기에 비임상 CRO 시장 성장을 가속화할 화평법의 유예기간 만료도 앞두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안전성평가를 통한 화학물질 등록을 골자로 하는 화평법이 2015년 1월 시행됐다. 환경부가 3년마다 등록대상을 지정한다. 1차로 510종을 선정해 발표했으나, 업계의 충격을 감안해 3년간 등록을 유예한 바 있다.

3년의 유예가 끝나는 내년 6월까지는 독성평가 등을 통해 1차 대상의 등록을 마쳐야 하는 것이다.

송시환 한국CRO협회장은 "현재 국내에 유통 중인 약 4만4000종의 화학물질 중 유해성이 파악된 화학물질은 7000여종으로 전체의 15%에 불과하다"며 "유해물질에 대한 현재의 우려를 감안하면 독성평가 수요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화평법의 본격적인 시행으로 관련 비임상 CRO 시장은 2023년까지 누적 1조1900억~1조5600억원을 형성할 것으로 추산했다.

한편 지난 8일 강화된 화평법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국내에서 제조 및 수입되는 모든 화학물질을 단계적으로 등록하도록 돼 있다. 국회 통과를 남겨둔 개정안이 시행되면 등록 대상은 7000여종으로 늘어난다. 산업계는 등록비용 부담을 이유로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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