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가 5억달러…국부펀드 눈독
[ 뉴욕=김현석 기자 ]
미국 뉴욕의 랜드마크인 플라자호텔(사진)이 매물로 나왔다.
2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플라자호텔 대주주인 인도 사하라그룹은 매각 대행사로 부동산서비스회사 존스랑라살르(JLL) 호텔앤드호스피텔리티그룹을 선정했다. 센트럴파크를 마주보고 있는 이 호텔 매각가격은 5억달러(약 570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사하라 측 대변인은 “매각이 진행 중이며 아직 결론은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인도 미디어·건설·금융 재벌인 사하라그룹은 2012년 호텔 지분 75%를 5억7500만달러에 인수했다. 나머지 25%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억만장자인 알왈리드 빈 탈랄 왕자가 갖고 있다. 하지만 사하라그룹 창업자인 수브라타 로이 회장이 3년 전 사기 혐의로 투옥되면서 카타르 국부펀드, 상하이 투자펀드 등 여러 국부펀드와 부동산업체가 플라자호텔에 눈독을 들여 왔다.
로이 회장은 수감 중 면회실에서 잠재적 구매자들과 협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인수자가 결정되지 않아 매각 의사가 있는 것인지 의구심이 제기되기도 했다. 로이 회장은 지난해 가석방됐다. 호텔 컨설팅업체인 로징 어드바이저스의 숀 헤네시 대표는 “사하라그룹이 매각대행사를 고용한 건 진지한 매각 의사를 드러낸 것”이라고 진단했다.
110년 역사를 가진 이 호텔은 1985년 플라자합의가 이뤄진 장소로 유명하다. 당시 주요 5개국(G5) 재무장관은 이 호텔에서 달러 가치를 낮추기로 합의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나 홀로 집에2’ 등의 촬영 장소로도 잘 알려졌다. 이 호텔은 한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유하기도 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