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목적·광고수익 등 노리고 가짜뉴스 무차별 확산
페북·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팩트 체크'에 공 들이고 있어
[ 박상익 기자 ]
세계 정치권을 뒤흔들었던 ‘가짜뉴스’가 스타벅스, 코스트코 등 글로벌 기업으로 퍼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스타벅스가 미국 내 불법체류자에게 공짜 음료를 제공한다는 가짜뉴스에 진땀을 흘렸다며 기업들이 평판 하락을 방지하는 데 고심하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달 초 트위터를 비롯한 소셜미디어에는 ‘스타벅스가 8월11일 이민 서류 미비자들에게 모든 메뉴를 40% 할인한다’, ‘쿠폰코드 UNAFRAID를 쓰면 어느 매장에서나 무료 음료를 마실 수 있다’는 게시물이 ‘드리머 데이(Dreamer Day)’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퍼졌다. 회사는 관련 게시물마다 ‘완전히 잘못된 내용으로 회사가 후원하는 행사가 아니다’는 답글을 달며 진화에 나섰다. 소셜미디어 이용자들도 가짜뉴스임을 알렸지만 확산을 막는 데 역부족이었다.
가짜뉴스를 만든 사람은 지난 미국 대선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원한 인터넷 사이트 ‘4챈(4Chan)’ 이용자로 이민자들을 공격하기 위해 이런 짓을 저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 사이트에 “(스타벅스의) 영업을 마비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들이 모이면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신고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짜뉴스 피해자는 스타벅스뿐만이 아니다. 인터넷 소문을 검증하는 팩트체킹 사이트 스놉스에 따르면 최근 한 주간 ‘인기 가짜뉴스’ 상위 50개 중 12개가 기업 관련 뉴스였다. ‘미국 미용업계 1위 기업 얼타가 사업을 정리한다’, ‘마이크로소프트 게임기 엑스박스가 오작동으로 10대를 죽였다’, ‘코스트코가 회원권 발행을 중단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가짜뉴스 작성자들은 정치적 목적 외에도 단순히 관심을 끌려고 하거나 광고 수입을 노린다. 가짜뉴스가 한번 퍼지면 회사는 대응에 자원을 소모해야 하고 기업 가치도 하락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의 신뢰성에도 해를 끼치기 때문에 트위터와 페이스북도 팩트 체크에 공을 들이고 있다.
FT는 “이번 사건은 소셜미디어가 기업 명성에 얼마나 큰 타격을 줄 수 있으며, 기업들이 왜 가짜뉴스에 경계심을 늦추지 않고 창의적으로 대응해야 하는지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