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500만 시대, 나홀로 디자인 뜬다

입력 2017-08-23 18:36


(박근태 IT과학부 기자)혼자 사는 나홀로 가구(1인 가구)가 늘면서 이들을 겨냥한 제품이 크게 늘고 있다. 혼밥(혼자 먹는 밥)과 혼술(혼자 마시는 술) 생활을 지속하는 사람이 늘면서 이들의 취향을 겨냥한 제품 디자인 출원도 꾸준히 늘고 있다.

23일 특허청에 따르면 혼밥족이 즐겨 먹는 간편식 수요가 늘면서 식판과 일회용 용기를 포함한 도시락용기 디자인 출원이 2007년 연간 11건에서, 2016년 113건으로 10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 들어서도 7월말까지 70건이 출원돼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식품 시장에서 홀로 먹기 편한 적은 양의 제품과 조리 식품 등 간편식을 선호하는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11번가 등 온라인쇼핑몰에는 적은 양의 음식을 보관하고 조리하기에 쉬우면서 젊은 층이 선호하는 외관을 가진 제품들이 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4년 687만 가구이던 1인 가구는 2017년 1월 745만 가구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인 가구의 소비지출 규모도 늘고 있다. 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조사를 보면 1인 가구 소비 지출 규모는 2020년 120조원, 2030년은 194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4인 가구 소지 지출 규모인 178조원을 크게 넘어서는 수치다.

특허청은 1인 가구의 지출이 늘면서 생활용기와 인테리어 가구, 소형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싱글 라이프 스타일과 개성이 반영된 디자인 출원이 꾸준히 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들도 ‘1인 가구 500만명 시대’를 맞아 싱글 산업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식품용기 다음으로 디자인 출원이 늘고 있는 분야가 다기능 인테리어 가구다. 원룸, 소형 오피스텔 같은 좁은 공간에서 활용성을 높인 침대와 책상을 중심으로 출원이 늘고 있다. 지난 2007년 6건에서 2016년 39건으로 6배 이상 출원이 늘었다. 올 들어서도 7월까지 49건에 달해 지난해 출원 건수를 이미 넘어섰다. 이들 제품은 수납공간을 포함하고 디지털 기기에 연결하는 USB포트를 설치하는 등 사용자 편의를 고려한 것이 많다. 소파와 침대로 겸용해서 쓰거나 책상 겸 식탁이 되는 다용도 디자인도 늘고 있다.

냉장고와 세탁기, 밥솥 같은 생활가전에서도 나홀로 바람이 일고 있다. 1인용 생활가전의 디자인 출원 건수는 2007년에는 24건에 불과했지만 2016년 94건으로 4배가량 늘었다.

다기능 냉장고는 좁은 공간에서 쓰기 편하도록 슬림형에 미니멀 디자인을 채택한 사례가 많다. 또 간편식을 자주 이용하는 식습관을 고려해 냉장 기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다. 소형냉장고의 경우 매년 10건 이내로 출원되던 것이 지난해 20건이 출원되면서 큰 폭으로 늘었다. 올해도 지난 7월까지 17건이 출원돼 지난해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소형세탁기도 매년 1~3건에 그치던 디자인 출원이 지난해 19건까지 늘었다. 동부대우전자와 LG전자 등 가전회사들은허리를 굽히지 않고 세탁물을 넣고 빼는 벽걸이형 제품부터 세탁과 살균·표백 기능이 들어 있는 제품을 속속 내놓고 있다.

최규완 특허청 상표디자인심사국장은 “1인 가구가 늘면서 싱글산업 제품 개발에 힘입어 싱글을 위한 디자인 출원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다양한 기능과 편의성을 갖춘 디자인 출원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끝) /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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