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 "박기영 인선, 국민 눈높이 못맞춰… 자성한다"

입력 2017-08-22 18:30
국회 운영위 '청와대 업무보고'…인사 놓고 난타전

'조국 불출석' 놓고 공방
야당 "내로남불 인사 참사"
청와대 "높은 수준서 보려 노력했다"

야당 "탁현민 해임 안하나"
임종석 "대통령 인사권 존중을"

정의용 "전술핵 배치 검토 안해"


[ 유승호/배정철 기자 ]
국회 운영위원회의 22일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야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고위 공직 인사를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인사 참사’라며 집중 비판했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어느 때보다도 높은 수준에서 보려고 노력한다”고 해명했다. 임 실장은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 관련 논란으로 사퇴한 박기영 전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대해선 “자성한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는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번째 청와대 업무보고였다.

야당은 인사 검증을 책임지고 있는 조국 민정수석이 불출석한 점부터 문제 삼았다. 김선동 자유한국당 의원은 “새 정부 들어 국민이 가장 걱정하고 참담하게 바라본 것이 인사 참사”라며 “인사 참사의 원인과 부실한 검증 시스템을 진단하려면 민정수석과 인사수석이 출석해야 하는데 민정수석이 출석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조국 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의 이날 회의 출석을 요구했지만 조현옥 수석만 나왔다. 조국 수석은 “비서실장이 운영위 참석으로 부재중인 상황에서 국정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해야 하는 업무적 특성을 고려해 부득이 참석할 수 없음을 양해해 달라”며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정부에서 민정수석이 운영위 출석 요구에 응한 적이 없다”며 “노무현 정부에서도 민정수석이 인사 문제로 나온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민경욱 한국당 의원은 “병역 기피, 세금 탈루, 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논문 표절 등 문 대통령이 밝힌 인사 배제 5대 원칙에 모두 해당하는 방송통신위원장 임명을 강행했다”며 “여론조사 지지도를 믿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 실장은 “다섯 가지에 관련된 경우도 실제로 들여다보면 여러 상황이 다르다”며 “반복성, 심각성, 시점과 자질,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노회찬 정의당 의원은 박 전 본부장에 대해 “누가 추천했나. 내부 검증을 치열하게 했느냐”고 물었다. 임 실장은 “국민 눈높이에 맞추지 못했다고 생각하고 과학기술인들의 열망에 충분히 귀 기울이지 못했다고 자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석준 한국당 의원은 살충제 계란 사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의 해임을 요구했다. 임 실장은 “(류 처장의) 초기 업무 파악이 부족하고 부적절하게 발언하는 모습으로 국민의 염려를 키운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도 “(류 처장을) 좀 더 지켜봐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또 여성 비하 표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탁현민 청와대 행정관에 대해 “대통령 인사권이 존중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전술핵 도입은 한반도 비핵화를 추진하는 데 우리 명분을 상실하게 된다고 생각한다”며 “현 정부에서는 전술핵 배치 문제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확장 억제를 통해 북한의 핵도발 시 충분한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며 “문제가 어렵긴 하지만 조만간 좋은 방향으로 결실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승호/배정철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