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0만원 투자…月순이익 300만원…매출 부진한 노래방, 업종전환 적합"

입력 2017-08-20 14:24
수정 2017-08-21 11:37
소자본 성공창업 노하우 - 서울 노원 'VR WAY' 이승희 사장


[ 이유정 기자 ]
최근 창업시장에서 가상현실(VR)방이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작년부터 하나둘 생기기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 프랜차이즈 기업도 등장했다. VR방은 이제 도입기를 지나 서서히 성장기로 진입하는 중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많은 투자금이 드는 시설 사업인 VR방을 소자본으로 창업한 청년 창업자 이승희 사장(26·사진)은 “점포 임대보증금과 시설 및 장비투자 비용을 최소화하고 1 대 1 고객맞춤 서비스로 차별화를 시도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서울 노원역 주변에서 ‘VR WAY’라는 VR방을 운영하고 있다. 4층 99㎡ 규모 점포창업을 하는데 점포 임대보증금을 포함해 총 6000만원을 투자, 월평균 순이익 300만원을 올리고 있다.

VR방은 컴퓨터 및 3D 기술을 기반으로 게임, 영화, 스포츠 등 다양한 콘텐츠를 현실과 똑같은 가상현실 공간에서 오감을 자극하는 생생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다. 공부에 지친 학생이나 각종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직장인, 이색적인 데이트 코스를 찾는 젊은 커플들에게 인기가 있다.

VR방은 창업비용이 너무 많이 들고 투자금 대비 수익률이 낮다는 게 단점으로 꼽혀 왔다. 이 사장은 창업비용을 절감하는 내실 있는 투자를 선택했다. 인테리어 투자를 최소화하고, 직접 발로 뛰며 기기를 구입했다. 점포 임대보증금 1800만원, 방 5개 인테리어비 1800만원, VR 기기 및 컴퓨터 구입비 2400만원 등 총 6000만원이 들었다. 그는 “일반적인 VR 창업비용의 3분의 1도 안 되는 금액”이라며 “한 번 온 고객은 또 찾아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2층 이상 점포도 충분히 운영 가능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한 번 온 고객은 1 대 1 맞춤 서비스로 관리하면서 재방문을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좋아하는 게임이나 고객 성향에 따라 좋아하는 게임 종류를 체크해 가이드하고, 방마다 게임 매뉴얼을 비치하자 고객들의 재방문율이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PC방의 스타크래프트 같은 킬러 콘텐츠가 나오기 전까지는 갑작스러운 수요 증가가 어렵기 때문에 처음부터 과도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며 “매출이 부진한 노래방 등이 적은 비용을 들여서 업종전환하는 것을 추천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이용 가격은 방 하나에 시간당 1만8000원으로 월평균 매출은 700만원 정도다. 임대료 150만원과 인건비를 제한 순이익은 300만원 선이다. 고객층은 10대에서 50대까지 다양하지만 주 고객은 2030세대다. 주로 두세 명이 함께 오거나 젊은 부부가 초등생 아이들을 데려오기도 한다.

이 사장은 “어릴 때부터 게임을 좋아해서 이 업종을 선택했다”며 “향후 창업자들이 소자본으로 VR방을 창업할 수 있도록 전수창업에 적극 나서고 교육 분야의 VR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것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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