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교사 증원 놓고도 '혼선'
지역경찰 부족하단 지적 있지만 인력 늘려도 현장선 체감 못해
기간제 교사 정규직 요구에 예비교사 등 교원사회도 시끌
[ 이현진/박동휘 기자 ] 경찰, 교사 등 다른 공무직도 정원 증원을 둘러싼 혼선과 논란이 뜨겁다. 문재인 정부는 경찰 공무원 2만 명 증원 계획을 세워놨다. ‘임용절벽’에 처한 예비 교사들이 거리로 나오면서 교직 사회 역시 정원을 늘려달라며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무작정 정원을 늘렸다가는 향후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경고한다. 기존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고 불필요한 직군은 과감히 정리하는 등 기존 인력 배치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장기적인 수급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얘기다.
경찰직만 해도 다른 공무원보다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많이 늘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만 1만4623명 증가했다. 지방직 공무원이 지난 10년(2007~2016년)간 2만5169명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의 증가세다. 이에 대해 경찰 측은 경찰관 1인당 국민 수가 2015년 말 기준 456명으로 독일(306명) 프랑스(322명) 영국(422) 등과 비교해 아직 많아 상황이 열악한 편이라고 주장한다.
경찰 안팎에서는 증원보다 효율적인 재배치가 우선이라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서류 업무 등을 위한 내근 업무나 치안과 직접적 관련성이 적은 부서에 배치된 경찰력이 필요 이상으로 많다는 지적이다. 오창익 인권연대 사무국장은 “민생과 상관없는 부서 인력만 합리적으로 조정해도 새로 경찰관을 뽑는 것 이상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전체 경찰관 11만6770명 중 국민과 가까운 곳에서 근무하는 지역경찰 인력은 4만6241명으로 40% 정도다. 이런 탓에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을 호소한다.
경찰 직장협의회 성격의 온라인 커뮤니티 ‘폴네티앙’의 류창근 대표는 “경찰 숫자는 꾸준히 늘고 있지만 집회·시위를 막는 기동대 등으로 주로 배치되다 보니 치안현장에서는 인력 증원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국민과 접점이 많은 파출소, 지구대 쪽으로 인력을 재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원 증원도 정부로선 딜레마 중 하나다. 학생 수 감소로 정원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데도 4만여 명에 달하는 기간제 교사가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고 있어서다. 교대, 사범대생 등 예비 교사들도 신규 교사 임용이 작년 대비 평균 40%가량 감소하자 정원을 늘려달라며 거리로 나섰다.
한 교육 전문가는 “정부가 원칙없이 그때그때 상황에 맞춰 교원 정원을 줄였다 늘렸다를 반복해온 게 화근”이라며 “기간제 교사의 역할을 명확히 규정하는 등 이제라도 뚜렷한 원칙을 세우고 장기 수급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진/박동휘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