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살충제 계란 독성 대부분 한달 내 빠져나가"

입력 2017-08-18 18:11
"먹어도 인체유해 가능성 낮지만 장기 연구 없어 지속 관찰 필요"


[ 임락근 기자 ] 대한의사협회가 계란에서 검출된 살충제의 독성이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을 내놨다. 1주일 안팎이면 독성 물질의 대부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간다는 이유에서다.

추무진 대한의사협회장(사진)은 18일 서울 이촌동 의협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까지 검출된 살충제 성분 다섯 가지 중 잔류 기준치를 초과해 문제가 된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은 영·유아가 하루에 계란을 2개씩 먹어도 독성 영향이 우려할 수준은 아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계란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은 피프로닐, 비펜트린, 에톡사졸, 플루페녹수론, 피리다벤 등 5종이다. 홍윤철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환경건강분과 위원장은 “국산 계란에서 검출된 살충제 성분 다섯 가지 중 플루페녹수론을 제외하고는 반감기가 대개 1~2일”이라며 “1주일이면 90% 이상이 몸에서 빠져나간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감기는 화학 물질의 농도가 처음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그는 “플루페녹수론도 반감기가 1개월가량으로 3개월 정도 지나면 90% 이상이 빠져나간다”고 덧붙였다.

홍 위원장은 “가습기 살균제가 폐질환을 일으킨 것처럼 살충제가 특정 질환을 일으킨다면 신경독성이겠지만 살충제 계란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독성 농도는 질병을 일으킬 만한 수준에 못 미친다”고 했다. 발암 가능성에 대해서는 “다섯 가지 살충제 성분 모두 발암물질이라고 분류하기에는 개연성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백현욱 의협 국민건강보호위원회 식품건강분과 위원장은 “이번에 불거진 살충제 문제는 조류인플루엔자(AI)와 마찬가지로 살충제, 항생제 등을 사용하는 사육환경과 무관하지 않다”며 “완제품 관리에 앞서 사육 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물질이 사용되지 않도록 동물 사육환경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 위원장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전수조사를 거쳐 검증한 달걀은 먹어도 문제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도 “산지를 잘 확인하고 살충제가 검출된 곳에서 생산한 계란은 폐기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의협은 살충제 계란을 장기적으로 섭취했을 때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논문이나 보고 사례가 지금까지 없는 만큼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고 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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