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미현 정치부 기자)청와대가 지난 10일 문재인 대통령의 기념 시계를 제작해 공개했습니다. 역대 대통령의 기념 시계와 달리 대통령을 상징하는 봉황 등 장식에 황금색 대신 분홍색이 들어간 ‘로즈 골드’를 쓴 게 특징입니다. 대통령의 탈권위적 정치 철학을 반영한 디자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습니다. 남성용과 여성용 두 가지로 나뉩니다. 문 대통령의 기념 시계가 제작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청와대 출입기자들에게 구할 방법이 없느냐고 문의가 많이 쏟아졌는데요. 청와대를 방문한 손님에게 주는 선물이라 별도로 판매되지는 않습니다.
대통령 시계는 비매품이지만, 중고 시장에서는 개인 간 거래가 이뤄집니다.
국내 최대 중고거래 카페인 중고나라에 따르면 최근 박근혜 전 대통령 기념 시계는 15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시계끈은 가죽이 아닌 메탈로 돼 있습니다. 취임 초기 박 대통령 기념시계를 ‘짝퉁’으로 만들어 파는 일당도 있었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시계는 29만원에 올라와 있습니다. 대통령이 기념 시계를 제작해 선물한 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알려져 있는데요. 한때는 50만원을 웃돌았다고 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기념 시계(메탈형)는 33만원에 거래가 완료됐습니다. 최근 올라온 가죽 기념시계(여성용)는 13만원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는 5만원 수준이지만, 노벨평화상 수상 직후 제작한 기념시계는 이보다 두 배 비싼 가격에 팔렸습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기념시계는 4~5만원대에서 거래됐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부인 김윤옥 여사의 이름을 함께 각인한 시계도 제작했습니다.
통상 골동품은 오래될 수록 가치가 올라가지만, 대통령 기념 시계는 대통령의 인기에 따라 값어치가 달라집니다. 박정희·노무현 대통령의 기념시계의 중고가가 비교적 높은 이유입니다. 또 정치 상황에 따라 시세가 오르내립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기념 시계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올랐다고 합니다. (끝) /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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