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FTA 재협상 돌입
미국, 농산물 시장접근·환율조작 등 멕시코 압박 나설 듯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의 막이 올랐다. 이 협상은 한·미 FTA 수정 협상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등 3국 통상당국은 16일(현지시간) 오전 9시부터 미국 워싱턴DC 메리어트워드맨파크호텔에서 NAFTA 재협상 1라운드 회의를 시작했다. 협상은 오는 20일까지 4박5일간 이어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작년 선거 운동 기간 때부터 NAFTA가 불공정하다며 폐기를 주장해 왔다. 하지만 지난 4월 협정 폐기에는 큰 비용이 든다며 재협상하겠다고 태도를 바꿨다. 그는 지난달 ‘무역적자 축소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한 로드맵을 발표하고 원하는 방향으로 재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압박했다. 미국은 지난해 멕시코와의 상품 및 서비스 무역에서 630억달러 적자를, 캐나다와의 무역에서 77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 관계자는 15일 무역 적자를 줄이기 위해 △농산물 시장 접근 △디지털 교역 △노동과 환경 △환율 조작 △무역 구제 등 다섯 가지 분야 관련 항목 개정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산물 시장 접근과 환율 조작 등은 앞으로 있을 한·미 FTA 수정 협상에서도 집중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예상된다.
3국 통상당국은 인위적인 협상 데드라인을 정하진 않았다. 늦어도 내년 초까지는 재협상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미국은 내년 11월 중간선거, 멕시코는 내년 7월 대통령·국회의원·지방자치단체장을 동시에 뽑는 선거가 예정돼 있어 내년 초를 넘기면 협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한·미 FTA 수정을 위한 협상은 아직 날짜와 장소가 확정되지 않았다. 미 USTR은 지난 7월12일 한국 정부에 한 달 안에 협정 개정 또는 수정을 위한 특별공동위원회를 열자고 제안했으나 이후 내부 일정을 이유로 연기를 요청했다. USTR 측은 협상 장소로 워싱턴DC를 제안했으나 한국 정부는 규정대로 서울에서 열 것을 주장하고 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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