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위 전략공천 확대 방침에 한국당 부글부글

입력 2017-08-16 11:05
수정 2017-08-16 11:27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가 밝힌 내년 지방선거 전략공천 확대 방침이 당내에서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4월 총선 공천 과정에서 친박(친박근혜)계의 표적이 됐던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혁신위 방침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석호 의원은 16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3선의원 연석회의에서 “20대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을 해서 졌느냐, 아니면 일부 정치 세력이 친박 마케팅을 하고 보복 공천을 해서 졌느냐”고 말했다. 친박계가 비박계를 배제하고 친박 위주로 공천을 하기 위해 전략공천을 남용한 것이 총선 패배 원인이 됐다는 취지의 발언이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이 지난 15일 기자회견에서 “20대 총선에서 상향식 공천을 해서 패했다”고 말한 데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강 의원은 “어느 권력자도 공천을 갖고 장난을 치지 못하게 해야 하고 당원과 국민만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혁신위 방침에 대해 당 지도부가 다시 한 번 평가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학용 의원은 “미래로 나아가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잡는 것이 혁신위가 해야 할 일”이라며 “상향식 공천을 전략 공천으로 되돌리는 것은 미래가 아니라 과거로 회귀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한국당 의원들 중 전략 공천의 폐해를 겪고 힘들어했던 사람이 많다”며 “혁신위가 그나마 남은 한국당 지지자들마저 등을 돌리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홍일표 의원도 “혁신의 방향은 과거지향적이어선 안 되고 미래지향적이어야 하는데 지나치게 우경화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대표는 “혁신위가 혁신안을 정리해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면 수용 여부를 논의하겠다”며 “혁신위 주장을 한번 거를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