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서만 팔던 초콜릿파이 내놓은 한국맥도날드의 고민

입력 2017-08-15 17:12

(이유정 생활경제부 기자) 일본 맥도날드를 가본 소비자들은 특별한 초콜릿 파이를 기억하실 겁니다. 코코아를 넣어 만든 반죽을 아몬드와 초코크림으로 감싸 진한 초콜릿 맛이 나는 달콤한 파이 인데요. 일본에서만 판매되던 이 제품을 이제 한국 소비자들도 맛볼 수 있게 됐습니다. 공식명칭은 ‘리치 초콜릿 파이’. 맥도날드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사실을 공개하자 소비자들은 1만개가 넘는 댓글을 달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와퍼’로 유명한 햄버거 브랜드 버거킹은 두꺼운 패티와 소스로 차별화한 ‘뉴올리언스 치킨버거’를 내놨습니다. 치킨 통가슴살 패티에 잠발라야 시즈닝을 더해 미국 남부 뉴올리언스 지방의 독특한 매력을 그대로 살렸다고 합니다. 소스가 감칠 맛과 이국적인 매운 맛을 내는 데다 두꺼운 통가슴살 패티를 앞세워 치킨버거 시장에서 앞서나가겠다는 야심찬 포부입니다.

듣기만 해도 입맛이 도는 이런 신제품 출시 소식은 소비자들 입장에서 참 반가운 일입니다. 하지만 이런저런 신제품을 내놓으며 소비자 마음잡기에 나서고 있는 패스트푸드점들의 심경은 아주 복잡합니다. 이른바 ‘햄버거병’ 사태로 여름방학 성수기 장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뉴스에서 한번씩은 들어보셨을 ‘햄버거병’ 논란은 지난달 덜 익은 패티가 들어간 맥도날드 햄버거를 먹고 용혈성요독증후군에 걸렸다는 고소장이 접수되면서 촉발됐습니다. 이후 추가 고소가 이어지면서 피해 아동은 5명까지 늘었고요.

햄버거 패티와 병의 상관관계가 밝혀지려면 추가 조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하지만 엄마 입장에서 이런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굳이 아이에게 햄버거를 사주지 않겠죠. 이 때문에 맥도날드는 물론 버거킹 롯데리아 등 대부분의 햄버거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매출에 타격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길가다 매장을 둘러만 봐도 엄마와 아이들이 함께 앉아 햄버거를 먹는 모습은 찾기 어려워졌습니다. 뿐만 아니라 학원이나 유치원 등에서 간식으로 단체 주문배달을 하던 수요도 씨가 말랐다고 하네요.

업계에서는 업체들이 초콜릿파이나 치킨버거 등 신제품을 내놓는 배경에 줄어든 기존 햄버거 매출을 만회하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보고있습니다.

연초에는 조류인플루엔자(AI)때문에 ‘국민간식’ 치킨 매출이 줄어들기도 했는데요. 먹거리 관련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으면서 아이키우는 부모님들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습니다. 이미 상당수 소비자들이 햄버거패티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된 상황에서 햄버거 업체들의 고민 역시 클 텐데요. 하루 빨리 상관관계가 명확하게 밝혀져 잘못한 사람은 처벌을 받고, 소비자들은 마음놓고 음식을 즐길 수 있게 됐으면 좋겠네요. (끝)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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