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이틀치 뿐인데…'살충제 계란' 파문에 제빵업계 비상

입력 2017-08-15 16:42
수정 2017-08-15 17:15

국내산 계란에서 살충제 성분이 검출되면서 계란을 주재료로 쓰는 제빵·제과업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정부가 전국 농가에서 계란 출하를 금지함에 따라 빵, 과자 등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는데다 계란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지면서 판매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15일부터 전국 3000마리 이상을 사육하는 모든 상업 농가의 계란 출하를 중단시키고 해당 농장을 대상으로 사흘 안에 전수검사를 실시한다. 정부는 합격한 농장의 계란만 출하를 허용할 계획이다.

당장 제빵·제과업계는 계란을 사용하는 제품 생산을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할 수 밖에 없다.

국내 최대 제빵 프랜차이즈인 '파리바게뜨'와 '뚜레주르'를 운영하는 SPC그룹과 CJ푸드빌은 살충제 성분인 '피프로닐'과 '비펜트린'이 검출된 농장에서는 계란을 공급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SPC의 경우 앞서 유럽에서 살충제 계란 파동이 발생한 이후 20여개 거래 농가를 자체조사한 결과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정부가 계란 출하를 금지시키면서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에 전수검사를 시행하는 전국 산란계 농장은 1430여 곳으로, 정부는 사흘 안에 검사를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검사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고 실제 계란 출하가 정상화하기까지도 상당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신선식품 특성 상 계란 재고량은 최대 사흘 분량"이라며 "정부의 전수조사가 빠르게 끝나기를 기다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제빵업계 관계자도 "현재 보유하고 있는 계란 재고량은 이틀치 정도"라며 "출하 중단이 장기화하면 제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어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제과, 오리온, 크라운해태 등 제품에 가공란을 많이 사용하는 제과업체는 업종 특성상 4∼5주 가량은 제품 공급에 여유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계란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높아진 것도 제빵·제과업계에서는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계란을 많이 사용하는 음식은 당분간 사먹지 말아야 한다" "이제 마음놓고 먹을 수 있는 게 없다"는 등의 불안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번 사태로 계란 가격이 다시 치솟을 가능성도 업계는 걱정하고 있다.

앞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때도 계란 가격이 급등하면서 일부 제빵업체는 주요 제품 생산을 중단하기도 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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