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디젤차 위기에 뜨는 하이브리드 SUV, 도요타 ‘라브4’

입력 2017-08-13 09:00
높은 연비와 공간활용성
디젤 위주 SUV 시장 파고들어
경제성 만큼 주행 성능은 밋밋



경유(디젤) 차량이 미세먼지 주범으로 몰리면서 친환경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급부상하고 있다. 뛰어난 공간 활용성과 높은 연비까지 갖춰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어서다.

지난달 19일 한국도요타가 개최한 시승행사에서 SUV인 ‘라브4 하이브리드’(사진)를 직접 타봤다. 서울 성동구에서 엘리사안 강촌까지 80여㎞를 달리는 동안 하이브리드 특유의 경제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다만 주행 성능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 단정한 외모, 넓은 실내 공간

라브4 하이브리드 첫인상은 군더더기 없는 단정함이었다. 나뉘어진 라디에이터 그릴과 LED(발광다이오드) 헤드램프는 커다란 체형의 단점을 보완하도록 잘 맞춰 입은 옷처럼 보였다.

끝부분이 살짝 처진 캐릭터 라인(자동차의 차체 옆면 중간 부분에 수평으로 그은 선)과 18인치 알로이 휠은 전체적으로 차분한 느낌을 줬다. 바른 모범생 같은 이미지다.

운전석에 들어서니 상하단이 분리된 대시보드가 눈에 들어왔다.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공조장치 버튼이 위로 몰려 있어 직관적이고 단순하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화면 크기가 작아 시안성이 떨어지고, 아랫부분에 있는 열선 시트 등은 손이 닿기 어려워 불편했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구매 요인 중 하나는 촘촘하게 갖춰진 각종 안전·편의사양이다. 이 차량은 사각지대 감지(BSM)와 경사로 밀림 방지장치(HAC), 후측방 장애물 알림(RCTA) 등을 기본으로 장착했다.

SUV인 만큼 뒷좌석 공간도 넉넉하다. 일상적인 주행과 캠핑 등 레저 활동을 즐기기 부족함이 없는 수준이다. 60 대 40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 시트 덕에 트렁크 용량은 약 1100L까지 늘어난다.



◆ 높은 연비, 주행 성능은 아쉬워

시동을 걸고 주행에 나섰다. SUV 특유의 소음과 덜덜거리는 현상이 거의 없다. 정숙성이 뛰어나 여러 전자장치의 작동음이 유난히 크게 들렸다.

가속페달을 밟자 미끄러지듯 앞으로 나아갔다. 노면이 고르지 못한 도로를 지났지만 주행 질감은 부드러웠다. 유연한 서스펜션이 거친 도로를 달래줘 진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가속 시 ‘부웅’ 하는 엔진 소음이 거슬릴 정도로 컸다. 시속 100㎞ 이후로 힘이 달리는 현상도 자주 나타났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최고 출력 197마력, 최대 토크 21.0㎏·m의 성능을 발휘한다. 한국도요타 관계자는 “연비 등 경제성에 차량 설정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시승하는 동안 라브4 하이브리드는 준중형 세단급 연비를 기록했다. 급가속과 제동을 반복했는데도 L당 13.1㎞를 나타냈다. 고속도로에선 15.6㎞/L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인 복합연비는 L당 13.0㎞다.

특히 경쟁 모델보다 빠른 하이브리드용 배터리 충전 속도가 인상적이었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뒷바퀴에 전기 모터와 제너레이터를 추가로 장착했다. 에너지 흐름을 보여주는 계기판은 눈에 쏙 들어온다.

라브4 하이브리드는 디젤 차량이 미세먼지 논란에 주춤한 틈을 타 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689대가 팔려나갔다. 작년 같은 기간(412대)보다 67.2% 증가한 것이다.

라브4 하이브리드의 판매 가격은 4300만원이며 주차장 할인, 혼잡통행료 면제 등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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