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결제 청산·결제소 설립
리스크 평가시스템에 편입 검토
[ 김동윤 기자 ] 중국이 핀테크(금융기술)산업 규제의 고삐를 조이기 시작했다. 가파르게 성장하는 핀테크산업이 금융시장의 새로운 위험 요인으로 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서다.
11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알리페이 위챗페이 등 온라인 결제 플랫폼 청산·결제 업무를 전담할 별도의 청산결제소 왕롄(網聯)을 설립하기로 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내년 6월30일부터 모든 온라인 결제의 청산·결제업무를 왕롄이 담당토록 할 계획이다. 현재는 소비자가 가게에 가서 물건을 구입한 뒤 알리페이로 결제하면 은행이 청산·결제 업무를 담당한다.
인민은행이 주도적으로 설립한 왕롄을 통해 청산·결제 업무가 이뤄지면 금융당국은 온라인 결제 시장과 관련된 체계적인 통계를 확보할 수 있고, 소비자와 기업은 지급불능 사태에 대한 우려를 덜 수 있다.
인민은행은 지난 4일 발표한 금융 건전성 평가 보고서를 통해 현재 은행산업에 한정돼 있는 리스크 평가 시스템을 P2P(개인 대 개인)대출 플랫폼, 크라우드펀딩 등을 포함한 핀테크 사업자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들 핀테크산업을 리스크 평가시스템에 편입하면 인민은행이 새로운 금융 상품의 변동성을 모니터링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민은행은 편입이 이뤄질 시점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달 비은행 금융회사 규제의 고삐를 바짝 조인 데 이은 것이어서 핀테크 사업자도 규제의 틀 안으로 들어가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는 전망이 나온다.
WSJ는 “그동안 규제가 상대적으로 느슨하던 핀테크산업에 대해 중국이 규제를 강화하는 쪽으로 정책 기조를 선회했다”며 “(핀테크 시장으로) 막대한 자금이 유입되고 있지만 규제가 약해 향후 중대한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중국의 모바일 결제시장 규모는 58조8000억위안(약 9768조원)으로 미국의 약 50배 수준이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