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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동네 서울 종로 익선동의 변신…골목마다 이색 맛집, 이색 카페가 즐비
[ 이수빈 기자 ]
초행길에 익선동(益善洞)을 찾아가는 건 쉽지 않았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4번출구로 나와 마주한 풍경은 서울의 여느 도로변 길과 다르지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봤던 예쁜 식당이나 카페가 들어설 동네는 아닌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종로기획’ 옆골목을 찾아 들어가면 달라진다. 별안간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는 식당과 카페들이 나타난다. 멋 부리고 나온 젊은이들은 골목골목을 누비며 사진을 찍는다. 2017년 익선동의 풍경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익선동은 우울했다. 빈집도 많았다. 재개발이 안 돼 오래된 한옥집들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담장은 허물어지고, 곳곳에는 거미줄로 가득했다. 이름도 낯선 이곳이 요즘은 가장 ‘핫’한 동네가 됐다. 버려졌던 한옥을 근사하게 리모델링한 레스토랑과 카페가 들어서면서 바뀌기 시작했다.
예술사조인 다다이즘을 표방한 공간 스타트업 ‘익선다다’의 박한아, 박지현 대표가 잊혀진 마을을 예쁘게 꾸며 보자고 의기투합하면서 2014년 이곳에 한옥카페 ‘익동다방’을 열었다. 같은 대상도 다른 시각으로 보고 재해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다이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취지였다. 오래된 한옥을 말끔히 치우고, 허물어진 곳은 허물어진 대로 모양을 살려 인테리어했다. 카페 안에는 신진 예술가들의 작품을 걸어놓고 전시도 했다. 갓 구운 스콘에 드립커피를 마시며 실험적인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익동다방은 그렇게 입소문이 났다.
박한아 대표는 “2014년만 해도 허름한 동네였지만 이곳에서 예쁘고 특색 있는 공간을 얼마든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다”며 “그렇게 동남아, 르블란서, 엉클비디오타운 등을 기획했다”고 말했다. 허물어져 가던 가정집은 예쁜 가게로 다시 태어났다. 이들 가게는 대부분 채광이 좋아 사진이 잘 나온다. 근처에 고층빌딩이 많지 않아 햇빛이 잘 들어오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식당이 많다”는 소문이 나면서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익선동의 매력은 골목과 가게 각각의 특색 있는 멋이 있다는 데 있다. 동시에 이들 가게는 오래된 한옥을 개조한 곳이어서 예스러운 분위기가 흐른다.
태국음식점인 ‘동남아’는 해가 뜨거운 날 정말 남국의 분위기가 난다. 태국식 아이스티인 ‘타이티’와 튀긴 닭고기를 간장소스에 볶아 밥과 곁들여 먹는 ‘카이팟 멧 마무엉 라이스’를 먹으면 땀도 식고, 든든하다. ‘익선반주’에서는 푸른 타일로 제작한 식탁에서 한식을 먹을 수 있다. 막걸리, 수제맥주 등과 함께 한식을 먹는 사람이 많다. 대표 메뉴는 닭고기를 매운 양념에 끓인 ‘맵계’다. 닭볶음탕과 비슷하다.
선선한 저녁에는 ‘르블란서’에 가면 좋다. 마당 위 유리 천장에 달린 커다란 샹들리에가 빛나면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곳에서는 비프 부르기뇽이나 양파 수프, 라구 파스타 등 프랑스 가정식을 판매한다. 와인을 한잔 곁들일 수도 있다.
1920년대 경양식집을 재현한 ‘경양식1920’, 삼촌 세대가 보던 비디오를 틀어놓고 커피를 마시는 카페인 ‘엉클비디오타운’, 예쁜 한옥에서 피자와 수제맥주를 즐길 수 있는 ‘에일당’ 등도 인기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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