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TV 급성장 전망…日·中 가전사 시장 진입
LG전자, "시장 확대시 리스크보다 이점 많아"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시장의 판이 커지고 있다.
LG전자가 주도하는 OLED TV 시장에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 일본 가전업체들이 합세하면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동시에 프리미엄 시장 TV 시장 내에서도 OLED TV의 달라진 입지가 주목받고 있다. 기존에 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LG전자는 경쟁자들의 출연을 경계하면서도 시장 확대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모습이다.
11일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마킷은 2019년까지 1000달러(약 110만원)을 웃도는 OLED TV 시장은 50% 이상 대폭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업계에서도 전체 TV시장에서 OLED TV 매출액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7년에는 3.9%, 2020년에는 11.1%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2015년과 2016년에는 각각 1.1%, 2.2%에 불과했다.
◆소니, OLED TV 재도전…시장 연착륙
OLED TV 시장이 성장하게 된 중심에는 '일본 가전사'들이 있다. 소니, 파나소닉, 도시바 등은 최근 OLED TV 시장에 진출했다. 이들이 OLED TV를 선택한 이유는 수요가 늘어나는데다 수익성이 높기 때문이다.
최근 TV 시청환경은 기존 방송 화질인 HD보다 4배 화질이 좋은 4K 이상의 고화질을 제공하면서 대화면·고화질 제품의 수요가 늘고 있다. HD TV와 FHD TV 판매량은 여전히 감소 추세지만 4K UHD TV의 수요는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일본 가전사는 소니다. 지난 6월 기준 OLED TV 출하량은 10만2000대였으며, 대부분은 LG전자(6만9000대)가 팔았다. 다음으로는 일본의 소니가 2만대를 출하해 LG전자를 바짝 쫓고 있다.
이를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가전명가인만큼 LG전자를 위협할만큼 영향력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실 소니는 OLED TV의 원조다. 2007년 세계 최초로 11인치 OLED TV를 출시했다. 그러나 삼성전자·LG전자 등 경쟁사들에 밀려 2010년 2월 일본 시장에서 판매를 중단했다. 이후 파나소닉과 손잡고 세계 시장으로 눈을 돌렸지만 이마저 여의치 않자 2012년 OLED TV를 완전히 접었다.
소니는 다시 OLED TV를 택했다. 올 초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인 ‘CES 2017’에서 OLED TV 제품을 공개한 이후 4월부터 미국 최대 가전 유통점인 ‘베스트바이’를 통해 판매에 돌입했다. 현지에서는 소니의 OLED TV가 LG전자의 OLED TV에 견줘도 떨어지지 않는 품질을 갖췄다는 평가도 나왔다.
◆日 가전사, OLED 진영 확대…가장 큰 수혜는 LG
일본에서는 소니를 비롯해 파나소닉, 도시바가 OLED TV를 출시한 상태다.
소니는 브라비아 OLED TV 'A1E' 시리즈 중 65·55인치 등 2종이 판매중이며 파나소닉은 '비에라2' 3종 65·55인치를 내놨다. TV사업부를 매각할 것으로 알려진 도시바도 OLED TV를 출시한 업체 중 하나다. 4K OLED TV인 레그자 X910 시리즈다. 65인치와 55인치로 구분된다.
중국의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등도 OLED TV를 내놨지만 일본 가전사들의 진출과는 질적으로 다르다는 평가다. 일본 가전사들의 전통적인 프리미엄 TV 브랜드 파워를 무시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LG전자로선 일본과 중국 제조사들의 시장 진출이 나쁠게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경쟁자라기보다 파트너로 받아들이는 눈치다. 시장을 주도하는 선두업체로서 리스크보다 이점이 많다는 입장이다.
프리미엄 TV시장에서 OLED TV 시장이 커지면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LCD 기반의 퀀텀닷 디스플레이와 벌이는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판로 확대의 기회 또한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이다.
가전업계 한 관계자는 “소니처럼 기술력이 뛰어난 OLED TV 제조사들이 늘어난다는 것은 OLED TV가 프리미엄 TV로 공식화되는 과정”이라며 “진출업체가 많아져 OLED TV 시장 규모가 커지면 가장 큰 이익은 선도업체인 LG전자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진욱 한경닷컴 기자 showg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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