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뒤 숨가쁜 150분… 옷도 열정도 촉촉히 젖었다

입력 2017-08-10 19:44
'브로드웨이 42번가' 백스테이지 투어 가보니…

공연에 동원된 옷만 400여벌 배우들 평균 10번 옷 갈아입어


[ 양병훈 기자 ]
“객석에서는 안 보이지만 무대 뒤에서는 공연 준비하는 배우와 스태프가 뒤엉켜 난리입니다. 이번 공연은 배우와 스태프 수가 100명 정도 돼요. 이 사람들이 짧은 시간 안에 옷을 갈아입고 소품을 준비하고 적절한 위치로 이동하느라 진땀을 빼죠.”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빌리 로러 역으로 나온 배우 에녹은 지난 9일 관객 초대 백스테이지 투어에서 이렇게 말했다. 5일 서울 신도림동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개막한 이 공연은 오는 10월8일까지 계속된다. 공연을 기획한 CJ E&M은 공연을 본 뒤 무대 뒤를 돌아보며 무대감독과 배우의 안내를 받을 수 있는 ‘백스테이지 투어 패키지’를 지난달 내놨다. 수요일 낮 공연, 일요일 저녁 공연을 본 뒤다. 이달 27일까지 이어진다.

이날 공연 뒤 극장 앞에 모인 패키지 구매 관객은 안내에 따라 다시 극장 안으로 들어가 무대에 올랐다. 탭댄스가 많이 나오는 공연인 만큼 바닥에는 무대를 보호하고 탭 소리를 최대화할 수 있는 특수 패널이 깔려 있었다. 일부 관객은 무대 위에서 배우를 흉내 내며 탭댄스를 춰보기도 했다. 에녹은 “탭댄스의 유례에는 과거 배고픈 흑인들이 백인에게 잘 보이기 위해 췄던 춤이라는 등 많은 설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상훈 무대감독은 관객들을 이끌고 각종 시설을 둘러봤다. 무대 한쪽에는 배우들이 옷을 갈아입는 남녀 퀵체인지룸(탈의실)이 있었다. 퀵체인지룸 앞에 걸려 있는 셔츠를 만져보니 배우의 분투를 보여주는 듯 땀으로 축축했다. 이 뮤지컬의 배우는 150분 공연 동안 평균 10번 옷을 갈아입는다. 공연에 나오는 옷은 400여 벌. 김 감독은 “이 공연은 탈의실이 있지만 극장에 따라 그런 시설도 없고 시간이 없어 아무 데서나 갈아입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무대 뒤 상황을 총괄하는 ‘스테이지 매니저 데스크’도 살펴봤다. 불이 꺼진 뒤에도 무대 상황을 볼 수 있도록 한 적외선 카메라 모니터, 전체 객석을 보여주는 모니터 등이 설치돼 있어 안전사고를 세심하게 예방할 수 있다. 이 공연에는 3층 높이로 된 세트가 나오고 그곳에 배우들이 올라간다. 이때 이용하는 바퀴가 달린 계단도 무대 한쪽에 있었다. 관객 이주영 씨는 “높은 곳에 배우들이 어떻게 올라가는지 궁금했는데 의문이 풀렸다”고 말했다.

이번 브로드웨이 42번가 공연의 연출, 무대효과 등은 작년과 거의 동일하다. 브로드웨이 42번가 국내 공연은 1996년 호암아트홀에서 첫선을 보인 뒤 2014년까지 ‘투어 버전’으로 무대에 올랐다. 지난해부터 이와 다른 ‘뉴 버전’을 선보였다. 과거 버전과 비교해 계단에서 하는 군무, 누워서 군무를 하고 천장에 매달린 거울에 그 모습을 비추는 장면, 주인공 페기소여가 그랜드피아노 위에 올라가서 하는 탭댄스 장면 등이 추가됐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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