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상진 전 MBC 아나운서와 지난 4월 결혼한 김소영 아나운서가 9일 결국 MBC를 퇴사했다.
김 아나운서는 9일 자신의 SNS에 글을 남기며 "사람들이 없는 늦은 밤 책상의 짐을 실어날랐다"면서 퇴사 심경을 밝혔다.
그는 "노트북 반납, 휴대폰 명의 변경, 회사 도서관에 책 반납, 사원증도 반납. 막방도 하고, 돌아다니며 인사도 드리고. 은행도 다녀오고, 퇴직금도 확인. 생각했던 것보다 할 일이 많았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김 아나운서는 지난 10월 아침뉴스 ‘뉴스투데이’ 하차 후 최근 10개월 가량 방송을 하지 못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김 아나운서는 결혼을 한 달여 앞둔 지난 3월 방송을 "초조하지 않다. 책상에 앉아있는 일도 그리 괴롭지 않다"며 답답한 마음을 우회적으로 토로하기도 했다.
김소영 아나운서의 퇴사 심경 전문.
노트북 반납, 휴대폰 명의 변경, 회사 도서관에 책 반납, 사원증도 반납. 막방도 하고, 돌아다니며 인사도 드리고. 은행도 다녀오고, 퇴직금도 확인. 생각했던 것보다 할 일이 많았다. 감정을 추스릴 겨를없이 발령이 나기까지 정신이 없었다. 그새 여름 감기에 걸려 훌쩍이느라 사람들이 보기엔 종종 우는 것 처럼 보였다.
책상에 쌓인 짐도 너무 많았다. 결심하고 며칠, 그동안 다 들고갈 수 없을 양이었다. 결국 낑낑대며 다 실어 날랐다. 그간 선배들은 왜 밤에 짐을 빼셨던 건지, 이제 나도 그 마음을 알게 되었다.
나가는 길에 보니 회사가 새삼스레 참 컸다. 미우나 고우나 매일같이 이 커다란 건물에서 울고 웃었던 시간이 끝났다. 이제는 기억하기 싫은 일들 보다는 이곳에 있는 좋은 사람들을 영원히 기억해야지. 변해갈 조직을 응원하며. 내일부터의 삶이 아직은 도저히 실감이 안 가지만, 인생이 어떻게 풀려가든 행복을 찾아내겠다는 약속을 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