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대한노인회 회장에 취임
"국가차원의 노령인구 관리 시급…노인복지정책연구원 설립 추진"
문재인 대통령 축하 메시지 "어르신 대접받는 환경 만들 것"
[ 조수영 기자 ]
“노인이 국가 사회발전에 기여하는 어른으로 당당하게 존경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사진)이 9일 제17대 대한노인회장에 취임했다. 이 회장은 이날 서울 세종대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대한노인회장은 700만 노인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봉사하는 자리”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지난달 28일 치러진 제17대 회장 선거에서 투표에 참가한 대의원 284명 중 114명(40.1%)의 지지를 얻어 당선됐다. 그는 지난 7년간 이 단체의 부회장을 지냈고 무주에 대한노인회 우정연수원을 기증하는 등 노인복지 향상을 위해 물심 양면으로 지원해왔다.
이 회장은 ‘어른다운 노인으로, 노인회는 노인으로’를 대한노인회의 새로운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회장 취임 이후 첫 조치로 지난 3일 시·군·구 지회장 245명과 시·도 연합회장 16명 등 261명에게 직무활동비로 1인당 100만원씩 총 2억6100만원을 지원했다. 이 회장의 사비로 지급했다. 선거 과정에서 공약으로 내세운 사항이다. 아직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이지만 개인적으로라도 지원해 공약을 지키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부영 측의 설명이다.
이 회장은 취임사에서 “대한노인회를 임의단체 사단법인에서 법정단체로 전환해 회원을 확대하고 노인회 직원의 처우 개선을 위해 국가에서 지원받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로당 회비 상납제를 폐지하겠다”며 “중앙회가 지원조직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노인복지정책연구원을 발족해 좋은 정책을 개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정부에 노인지원부 신설도 요청했다. 그는 “노인 인구가 현재 700만 명이고 2025년 1000만 명에 이를 전망”이라며 “장차 국가의 노령인구 관리 차원에서도 노인지원부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 당선 이후 대한노인회는 사무실을 서울 세종대로에 있는 부영태평빌딩으로 옮겼다. 공간이 협소해 불편이 크다는 의견에 따른 조치다. 이 회장은 “교통이 편리하고 복지관 기능도 갖춘 쾌적한 새로운 중앙회관 건물 확보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취임식에는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 박주선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양승조 국회 보건복지위원장 등 정관계 및 관련 단체에서 400여 명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축하메시지를 보내 “저와 정부는 어르신들이 대접받고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한다”며 “건강하고 품위 있는 노후생활 보장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재계 순위 16위인 부영그룹을 이끌고 있는 이 회장은 기업 이윤의 사회 환원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국내에서 고등학교 기숙사, 대학 교육시설, 마을회관 등 교육·사회복지시설 190여 곳을 건립·기증했다. 해외에서도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아·태지역 18개국과 아프리카 국가에 초등학교 600여 곳을 지어 기증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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