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앤디웍스·베로메이드·PL엔터 등 잇단 기획…새 수익원 각광
[ 양병훈 기자 ]
가수가 아니라 뮤지컬 배우가 주축이 된 음악 콘서트가 잇따르고 있다. 이달과 다음달에만 모두 세 차례의 뮤지컬 배우 합동 콘서트가 열린다. 전문가들은 “뮤지컬의 대중적 인기가 높아지면서 관련 콘텐츠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며 “기획사 입장에서는 수입원을 다각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뮤지컬 배우 콘서트 ‘활기’
공연기획사 알앤디웍스는 송용진 차지연 등 소속 배우 15명 전원이 나오는 콘서트를 오는 12일 오후 2시와 7시 두 차례에 걸쳐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연다. 회사 관계자는 “소속 뮤지컬의 넘버(뮤지컬에 나오는 노래)뿐만 아니라 배우들이 직접 꼽은 국내외 넘버와 팝송까지 부를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콘서트 시간은 인터미션(중간 휴식시간) 없이 150분이다.
다음달에는 여러 기획사 배우가 한자리에 모이는 대규모 합동콘서트 두 개가 열린다. 먼저 배우 홍광호 윤공주 등이 소속된 PL엔터테인먼트의 ‘2017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이 다음달 2~3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에서 하루 1회씩 공연한다. 다른 기획사 소속까지 총 70여 명의 배우가 출연한다.
다음달 9~10일에는 배우 장대웅 김보강 등이 소속된 베로메이드의 ‘2017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가 서울 상암동 난지한강공원에서 열린다. 뮤지컬 배우 120여 명이 참가하는 초대형 공연이다. 이 공연은 무대를 ‘스타 스테이지’와 ‘스텔라 스테이지’ 두 개로 나눈 게 특징이다. 스타 스테이지에서는 넘버 공연뿐만 아니라 토크콘서트, 일반 노래 공연 등을 하고 스텔라 스테이지는 넘버 공연 위주로 꾸몄다.
◆“기획사 콘텐츠 다각화 의미”
예전에도 뮤지컬 배우 콘서트가 있긴 했지만 요즘처럼 활성화된 적은 없다. 알앤디웍스와 베로메이드는 이런 콘서트를 올해 처음 연다. PL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자라섬 뮤지컬 페스티벌’이라는 이름으로 합동 콘서트를 한 차례 열었다. 당시 뮤지컬 배우 56명이 나와 이틀 동안 약 1만5000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냈다. 뮤지컬은 대형 작품도 한 회 관객 수가 1000~2000명이고, 많아도 3000명이지만 콘서트는 그런 제약이 없다. 회당 매출이 훨씬 크다. 출연 배우 수가 뮤지컬 공연보다 많지만 무대장치와 저작권 관련 비용이 적고 공연 기간이 짧아 비용 지출이 적은 장점도 있다.
PL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지난해 자라섬에서 올해 올림픽공원으로 장소를 바꾼 것은 교통을 편리하게 해 더 많은 관객을 모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원종원 순천향대 공연영상학과 교수는 “콘서트는 관객이 노래를 알고 있어야 즐길 수 있는데 최근 뮤지컬의 대중적 인기가 높아지면서 그런 환경이 조성됐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기획사 입장에서는 배우를 홍보하는 수단으로서의 의미도 있다”며 “관객은 인기있는 배우를 보러 오지만 그보다 인기가 덜한 배우도 함께 무대에 올라 노출도를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티켓 가격은 중대형 뮤지컬 공연과 비슷하다. 알앤디웍스 콘서트가 9만9000원(R석), 서울 스타라이트 뮤지컬 페스티벌이 10만원(1일권), 더 뮤지컬 페스티벌 인 갤럭시가 9만9000원(1일권)이다. 한 뮤지컬 애호가는 “비슷한 돈으로 훨씬 많은 수의 배우를 볼 수 있어 뮤지컬 팬 입장에서도 콘서트가 공연보다 가성비가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유리 서울예술대 예술경영전공 교수는 “외국에서도 뮤지컬 배우가 하는 콘서트는 흔치 않다”며 “최근 국내에서 뮤지컬 대중화가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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