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라는 강경한 용어를 써가며 북한에 경고메시지를 보냈다. 미국식 ‘불바다’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뉴저지 주(州) 베드민스터에 있는 본인 소유 트럼프 골프 클럽에서 기자들에게 “북한이 더는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 것”이라며 “북한은 이전에 세계가 보지 못했던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화염과 분노’ 발언은 워싱턴포스트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탑재할 수 있는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는 보도 이후 나왔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보도에 대한 반응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화염과 분노’ 발언은 트루먼 전 대통령이 일본에 원자폭탄을 투하하기 전에 경고한 발언과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1945년 당시 트루먼 대통령은 일본에 항복을 요구하면서 “항복하지 않으면 지구상에서 한 번도 보지 못한 형태로 공중에서 폐허의 비가 내리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계가 이전에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트루먼 전 대통령의 발언과 비슷하다. 일각에선 트루먼이 경고한 핵 공격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핵무기를 포함한 군사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것이다.
두 사람의 ‘독설 전쟁’이 자칫 심각한 결과를 낳을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북한이 트럼프를 자극하고 트럼프는 더 센 발언으로 맞서고, 북한이 다시 트럼프를 자극하는 악순환의 끝이 예기치 않은 전쟁이라는 중대한 판단착오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재창 선임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