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국정원 선거개입 문제…MB 의지와 떼어놓고 생각못해"
한국당 "정치보복" 국정조사 추진
[ 김기만 / 유승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국가정보원 ‘민간인 댓글부대’ 동원 의혹 사건을 계기로 ‘적폐청산’의 대상을 박근혜 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로 옮겨가는 모양새다. 초반 소극적 대응을 보이던 자유한국당은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활동이 보수 정권에 대한 ‘적폐 프레임 씌우기’로 판단하고 강공으로 선회했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8일 원내대책회의에서 “3년간 민간인 3500명에게 국민 혈세를 들여 선거공작을 벌였다는 것은 경악과 공포 그 자체”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국정원을 나치의 게슈타포(비밀경찰)로 전락시켰고 괴벨스(나치 정권의 선전장관)로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전날 추미애 대표가 원 전 원장을 겨냥해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뻔뻔하다”고 비판한 데 이어 공세 수위를 한껏 높여가고 있다. 우 원내대표는 댓글사건의 책임자로 이명박 전 대통령을 직접 겨냥했다. 그는 “원 전 원장은 이 전 대통령이 서울시장일 때부터 최측근이었다”며 “국정원 선거 개입 문제는 이 전 대통령의 의지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국정원 댓글 의혹 사건의 최종 종착지는 이 전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는 게 민주당 지도부의 생각이다.
한국당은 국정원 적폐청산 TF 활동을 과거 정권에 대한 정치 보복이라며 맞받아치고 있다. 정우택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보수 정권의 잘못과 비리를 억지로 들춰내 적폐로 몰아가는 것은 옳지 못하다”며 “전임 정부에 대한 정치적 보복 차원으로 보일 수밖에 없는 일을 벌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당초 한국당은 국정원 적폐청산 TF에 대해 “국정원을 정치화하지 말아야 한다”며 다소 온건한 태도를 보였다. 하지만 여당이 공격 강도를 높이고 이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자 적극 대응으로 전환했다.
김기만/유승호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