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부회장 결심공판
이재용 부회장 최후진술
5분간 또박또박 차분한 목소리로 무죄 호소
최지성 전 부회장 "깊이 반성…제게 책임 물어달라"
변호인단 "특검은 증거 차고 넘친다고 했지만
공소사실과 무관한 부정적 이미지만 나열"
[ 좌동욱/고윤상 기자 ]
최후 진술에 나서면서 연신 물을 마셨다. 안경을 벗고 원고를 들었지만 실제 원고는 제대로 보지 않았다. “모든 일이 제 부덕의 소치”라는 등의 발언을 할 땐 울먹이는 듯한 모습도 보였다. 일부 방청객은 흐느껴 울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7일 자신의 뇌물공여죄 공판에서 최후 진술에 나선 모습이다. 진술 시간은 약 5분. 또박또박하고 차분한 목소리로 “오해를 풀어달라”며 재판부에 무죄를 호소했다. 일부 대목에선 ‘결코’, ‘절대’라는 단어를 힘줘 강조하기도 했다.
◆최후진술 내용은
이 부회장은 “구속 수감된 지난 6개월간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이 없지는 않았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제 자신을 돌이켜봤다”며 “한 가지 깨달은 것은 제가 부족해서 챙겨야 할 것을 챙기지 않았다(는 점이다). 다 제 책임이며 변명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잘못되면 안된다는 중압감에 저도 나름 노심초사하면서 회사일에 매진해왔는데 큰 부분을 놓쳤다”며 “삼성의 성취가 커질수록 국민이 삼성에 거는 기대는 더 커졌지만 재판 과정에서 부끄러운 일이 드러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최후 진술에 나선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도 “이번 사건은 오로지 제 짧은 생각과 제가 알아서 하면 된다는 독선, 법에 대한 무지로 제가 벌인 일”이라며 “결과적으로 특정 선수(정유라)에게 부적절하게 지원된 것에 대해 이유를 막론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발언했다. 이어 “이제 늙고 판단력이 흐려진 제게 책임을 물어달라”고 호소했다.
이날 이 부회장이나 최 전 부회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경제계는 “혐의의 사실 여부를 떠나 국민의 관심과 질타 속에 법정에 서게 된 것 자체에 대해 진솔하게 사과하면서 겸허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변호인 변론은
이 부회장 측 변호인단은 피고인 최후 진술에 앞서 특검의 공소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특검은 공소사실을 입증할 증거가 차고 넘친다고 공언했지만 정작 이 공소장에는 범죄사실과 무관하고 피고인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한 과거 사실만 잔뜩 기재돼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방식으로 작성된 공소장은 바로 이 건물에서 적지 않게 읽어봤던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생각된다”며 특검 측 증거 부실을 꼬집었다. 이 부회장의 뇌물죄를 입증할 구체적인 근거가 없다는 것이었다.
변호인단은 특히 이 부회장이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자신의 승계를 위해 청탁했다는 특검 측 주장을 구체적 시점과 사례 별로 반박했다. “우선 2014년 9월 대구 창조경제센터 개소식 때 사전 예고 없이 5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에 이뤄진 독대 때 이 부회장이 승계를 대통령에게 부탁했다”는 특검 측 주장은 상식적으로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만약 이때 청탁이 있었다면 곧바로 이어진 △삼성엔지니어링과 삼성중공업 합병 무산이나 △2015년 7월 2차 독대에서 박 전 대통령이 승마협회에 대한 지원 부족을 질책했던 상황등을 설명할 길이 없다고 했다.
더욱이 2차 독대 때는 이미 삼성물산 -제일모직 합병찬성 주주총회 결의가 마무리된 상태여서 시기적으로 청탁할 이유도 없었다고 변호인단은 강조했다.
좌동욱/고윤상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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