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승완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대표 "최소침습 로봇수술, 흉부 폐암 수술 등으로 확산될 것"

입력 2017-08-03 14:23
다빈치 수술은 출혈.통증 적고 회복 빨라
상암동에 100억 투자...수술 트레이닝센터 설립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세계 최초이자 세계 1위 수술용 로봇 제조기업이다. 1995년 전자공학자 로브 영과 의사 프레데릭 몰이 회사를 설립한 이후 전세계 4000여대의 수술 로봇 '다빈치'를 공급했다.

다빈치가 국내에 도입된 2005년 연간 17건에 불과했던 로봇수술건수는 연간 1만건을 넘어섰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를 맞아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이 주목받는 가운데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첨단의료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손승완 인튜이티브 서지컬 코리아 대표에게서 로봇 수술의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이란 어떤 기업인가
"실리콘밸리에서 시작한 혁신기업으로 수술용 로봇 시스템 ‘다빈치’를 생산하는 회사다. 다빈치는 1999년 출시된 1세대부터 2014년 출시된 4세대 시스템 ‘다빈치 Xi’까지 나와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연구개발에 많은 비중을 두고 차세대 기술을 지속적이고 모색하고 있다. 연간 전체 매출 중 9%를 R&D에 투자하고 있다. 환자 중심으로 사고하며, 환자와 의사, 환자 가족들에게 효과적인 수술, 침습을 줄일 수 있는 수술, 더 쉬운 수술을 위한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다."

-다빈치라는 이름의 의미는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할 때 일종의 코드명을 붙이는데, 개발팀원 중 레오나르도 다빈치를 추종하는 엔지니어가 있었다. 살아 생전 남긴 업적이 굉장히 많고, 기존의 관습에 도전하는 혁신가였으며, 많은 발명을 한 과학자이자 의학적 조예도 깊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프로젝트마다 다빈치와 관련된 단어가 많이 사용되었고, 상용화 직전 마지막 단계의 프로젝트에 쓰여진 이름이 다빈치였다. 출시를 앞두고 마케팅 전문가들을 통해 아이디어도 받아봤으나, 다빈치가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에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삼성전자 의료기기사업부 메디슨에서 근무하던 중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한국 진출 소식을 접하고 한국법인 설립 때부터 합류하게 됐다. 당시 인튜이티브 서지컬은 일반인에게는 생소한 회사였지만 의료기기업계에서는 혁신적인 기업으로 알려져 있었다. 회사의 재무구조상 이익률이 높으면서도 성장률이 높다는 점에 놀랐고, 로봇수술이라는 기술이 혁신적이라고 판단했다. 무한한 가능성이 보였다. 결정적인 계기는 채용과정에서 다빈치 시스템을 시연해본 경험이었다. 말로만 들었던 3D 확대 내시경, 직관적인 조작을 직접 경험하니 회사에 더욱 매료됐다."

-인튜이티브 서지컬의 수익 구조는?
"매출원은 장비 판매, 유지 보수, 소모품, 3가지로 나눠지는데 최근 수술 케이스가 많아지면서 소모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30% 초반의 이익률을 내고 있는데 독점 시장 구조에서 적정하다고 생각한다. 매출의 일정 부분을 꾸준히 R&D에 투자하고 있으며 지속적인 혁신을 할 수 있는 정도의 이익을 유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장비가 너무 비싸 이를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수술 케이스를 늘려야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본사가 있는 미국과 한국에서 판매되는 로봇의 가격이 크게 다르지 않다. 미국에서 판매되는 가격에서 일단 환율이 적용되고, 한국 사무실과 인허가, 아시아퍼시픽이 함께 사용하는 트레이닝 센터 운영 등에 소요되는 간접비가 더해지는 정도다."

-한국에 트레이닝센터를 만든 이유는
"일본과 중국을 제외한 모든 아시아 국가들(호주 포함)의 의사 선생님들이 한국의 트레이닝 센터를 찾고 있다. 한국에서 가장 다양한 수술을 참관할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다른 나라는 비뇨기과, 또는 외과 등 특정 분야의 수술에 편중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한국은 비뇨기과, 산부인과, 외과, 이비인후과, 흉부외과, 소화외과 등 많은 과에서 접근이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교육을 받으러 방한하는 해외 선생님들이 많다.

일본은 신의료기술평가라는 과정을 거쳐 보험이 된 비뇨기과 비중이 80~90% 정도 된다. 중국도 비뇨기과 기준이 70% 이상 될 것이다. 비뇨기과 외의 수술 분야는 한국에서 배우는 것이 가장 좋고, 비뇨기과라고 하더라도 한국 선생님들이 워낙 일찍 로봇 수술을 시작했고, 술기가 뛰어나기 때문에 더 선호한다. 한국은 아시아에서 로봇수술을 가장 일찍 시작하기도 했고, 수술 경험 및 연구 실적이 월등하게 앞서고 있다. 그런 면에서 한국 시장이 전략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은 로봇수술 케이스가 가장 다양하고 많으며, 연구 실적이 뛰어나다. 한국이 가진 IT 인프라, 로봇 기술, AI, 소위 말하는 4차 산업혁명 기반에 인튜이티브 서지컬이 더욱 관심을 가지면 글로벌 R&D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 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과는 이러한 연구과제를 놓고 협력하기 시작했다."

-다른 나라에서도 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과 같은 연구협력하는 사례가 있는가.
"미국에서는 비교적 활발하게 진행되는 것 같다. 노스캐롤라이나, 리서치트라이앵글파크에도 우리 연구소가 있고, 존스홉킨스와 같은 기관들과 개발과 관련된 연구는 하고 있다. 그러나 그 외 지사가 있는 해외 국가에서는 개발과 관련해 이러한 연구협력을 진행한 사례가 거의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연구협력이 진행되면, 본사의 엔지니어들이 한국에 와서 해당 병원들과 함께 연구에 착수하는 것인가.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 다빈치가 개발된 후 지금까지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환자 중심의 사고, 그리고 환자를 수술하는 의사 선생님들과 병원에 대한 이해가 근간이었다. 매우 심도 있게 이를 연구하고, 어떻게 하면 안전하고 효과적인 수술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 끊임 없이 고민을 해온 결과라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연구협력에 대한 제안이 왔을 때, 아산병원이나 세브란스병원은 로봇 수술을 떠나서도 세계적인 기관이고, 다빈치 로봇 수술에 있어서 매우 다양한 경험과 새로운 수술 기법을 개발하기 위한 열망이 큰 병원이다. 또한 병원 측에서 의사 선생님들뿐 아니라 공과대학 교수님들과 공동 연구를 하겠다고 제안을 했고, 이는 한국이 가진 IT 인프라나 로봇 기술들도 같이 접목할 수 있는 좋은 모델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즉, 임상적으로 매우 훌륭하다는 점, 그리고 국내의 저명한 의사선생님들뿐 아니라 공학자들과 함께 협력연구를 할 수 있는 점이 다른 곳에서 찾기 힘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 판단을 했다."

-연구 분야는.
"다빈치가 앞으로 지향하고 있는 개발 방향을 먼저 설명해야 할 것 같다. 로봇이 스스로 작동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술을 가장 잘하는 방법은 수술하는 의사선생님들에게 양질의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첫째는 비전이다. 수술 시 시각적 판단에서 착오를 줄일 수 있는 이미지 개선이 한 방향이다.

둘째는 침습을 줄이는 것이다. 수술은 화단에 공이 들어갔을 때 꽃을 상하지 않게 하면서 공을 꺼내오는 것과 같다. 화단의 꽃을 밟지 않고 최대한 적게 손상시키는 것이 최소침습수술의 핵심인데, 절개 개수를 4개에서 3개, 그리고 1개로 더욱 줄이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수술을 익히는 과정에서 착오가 있을 수 있는데, 환자를 상대로 시행 착오가 발생하지 않도록 시뮬레이션이나 트레이닝 지원에 대한 부분도 투자를 많이 하고 있다."

-한국의 트레이닝 센터 등에 투자하는 비용은?
"최근 서울시와 MOU를 체결해 상암동에 수술혁신센터를 새로 설립하기로 했다. 향후 3년 간 100억원을 투자한다. 지금 있는 트레이닝 센터보다 2.5배 정도 클 것이라고 예상된다. 지금은 사무공간과 강의장 정도만 있지만, 수술혁신센터는 수술 트레이닝을 활성화 하기 위한 모의수술실까지 갖출 예정이다."

-지금 트레이닝 센터는 일반인에게도 공개하고 있는가.
"'다빈치 교실'이라는 웹사이트를 통해 신청한 일반인들에게 30분~1시간 정도의 체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환자들이 의사 선생님들과 상담을 하다가 수술의 옵션을 설명 들었을 때, 잘 알려지지 않은 로봇수술에 대해 판단할 수 있도록 체험 기회를 드리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의학이나 공학에 관심 많은 학생들, 그리고 학부모들이 가장 신청을 많이 하고 있다. 이와 같은 일반인 체험을 정례화 한 것은 한국이 최초이고, 가장 선도적으로 하고 있다. 한 달에 100명 정도 신청하고 있으며, 다빈치 교실만을 전담하는 직원이 따로 있다."

-로봇 수술 시행 분야가 어디까지 확대될 것이라고 보는가.
"국내에서 가장 많은 것은 비뇨기과로, 전립선암과 신장암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성장률이 가장 높은 것은 산부인과이며, 지금까지 두 번째로 수술 케이스가 많았던 외과와 동등한 수준이거나 앞질렀을 것이다. 갑상선에도 상당히 많이 적용되고 있다. 앞으로 새롭게 더 늘어날 수 있는 분야로는 흉부외과, 폐암 수술이 있다. 가슴을 열지 않고 하는 흉강경 수술이 있기는 하나 여전히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갈비뼈 사이로 진입할 수 있는 다빈치 수술이 폐암 수술에 유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미국에서는 폐암 수술에 적용하는 것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산부인과의 경우, 악성인 자궁암과 난소암, 양성질환이지만 통증과 출혈이 심한 자궁근종, 자궁내막증에도 쓰이고 있다. 복강경 수술도 많이 시행되고 있는 분야이기는 하지만, 다빈치 로봇 수술로 했을 때 더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는 점이 많은 논문을 통해 입증되었다. 특히 배꼽에 구멍을 하나만 뚫어서 시행하는 단일공 수술의 경우, 복강경에서는 일찌감치 한계를 보고 시도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고, 다빈치는 단일공 수술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복강경 시장이 다빈치 수술로 대체될 것이라고 보는가.
"10~20년 전에 개복수술을 복강경을 대체한다고 했을 때 많은 반발이 있었으나, 지금은 복강경 할 수 있는데 개복수술을 한다고 하면 더 큰 반발이 있을 것이다. 다빈치 수술이 처음 소개된 지 20년이 넘었고, 상당히 많은 임상적인 근거와 수술 기법이 발달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는 복강경을 로봇수술로 대체하게 될 것이라 생각한다. 기존에 복강경 수술 관련 기기를 개발하던 회사들이 앞다투어 로봇수술 개발에 나섰다는 점이 이를 반증한다."

-4차 산업혁명이 매우 화두다. 수술로봇과 인공지능을 접목할 방안은 있는가.
"인공지능과 접목할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생각한다. 자율주행이 아니라 로봇의 도움을 받는 수술 기구이기 때문에 의사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 의사의 판단을 도와줄 수 있는 AI나 기술적 매카니즘이 개발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왓슨도 의사의 판단을 보조하기 위한 기술이다. 내시경을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보고 의사가 더 정확하고 안전한 판단을 할 수 있게끔 하는 의사결정 지원자(decision support)로의 기능이 작용될 것이다.

하나의 예를 들자면, 형광 이미징이다. 내시경으로 보는 가시광선 영역에서는 표면까지만 확인 가능하다. 표면 밑에 있는 혈관이나 수뇨관 등은 일반 조직에 묻혀 있으면 잘 보이지 않는다. 인체에 무해한 조영제를 넣어서 형광으로 보여주게 되면, 혈관을 다치지 않고 정확하고 빠르게 시술하는 데 도움이 된다. 현재 개발된 기술로는 이런 형광이미징 기술이 의사결정 지원자(decision support)의 기능이라고 생각된다."

-투시해서 볼 수 있는 기기와 함께 조영제도 같이 개발하는가.
"지금 파이어플라이에서 쓰이는 조영제는 1950년대에 이미 개발된 것이고, 우리가 개발하고 있는 조영제들도 있다. 예를 들면 안에 암세포가 있을 시 빛이 나게 하거나 신경만 선택적으로 발광하게 하거나, 림프절에 또는 유레터(ureter, 요관)에 특이화되어 있는 조영제 등을 개발 중에 있다.

조영제는 제약회사들이 투자하기에는 참 계륵 같은 제품이다. 제약회사들은 긴 연구개발 사이클에서 블록버스터를 추구해야 하는데, 조영제는 블록버스터가 아니기 때문에 R&D를 외면하는 맹점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개발에 나선 것이다."

-의사가 없이 정말 기계가 알아서 수술하는 것은 불가능한가.
"가까운 장래에는 어렵다. 우리는 우리의 비즈니스를 굉장히 심각하게 들여다보는 회사다. 그래서 그러한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행 연구는 하고 있지만, 인체의 복잡성이라는 것은 알파고나 다른 어떤 것과는 비교가 안 되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해서 현재의 컴퓨팅 파워로는 그런 복잡성까지 다 판단을 해서 의사의 섬세한 위기대처능력까지 대체하는 데는 굉장히 위험이 크다고 보고 있다."

-글로벌적으로도 장기적으로도 고려를 하지 않고 있나.
"고려 자체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기술로는 거기까지는 아주 먼 미래라고 보고 있다."

-회사의 비전 혹은 슬로건 등이 궁금하다.
"환자에게 최소 침습적인 방법으로 안전한 수술을 제공한다는 것이 회사의 미션이다. 이것이 가장 철학적인 기반이라면, 중장기적으로 회사가 보고 있는 것은 첫째, 해외 시장의 확대이다. 20년 된 회사이지만 여전히 해외사업 경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회사이기 때문에, 유럽이나 한국이나 라틴 아메리카나 이런 곳에서 더 좋은 기술을 보급하기 위해서 더 빠르게 뛰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 다음은 고객들과 더 잘 긴밀하게 교류하는 것이다. 의사나 병원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 더 좋은 치료성적을 내고 그러면서 경제적으로도 더 많은 환자들에게 기회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 그 두 가지가 가장 회사의 핵심적인 방향이다."

-수술로봇의 국산화가 진행 중인데, 국산 로봇인 '레보아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
"전시회 때 전시된 걸 몇 년 전에 본 적이 있는데, 지금은 훨씬 더 세련화되고 안정화되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국산이나 나중에 나올 다른 나라의 제품들을 다 떠나서 일단은 로봇수술 시스템이 더 등장한다는 것에 대해서 환영한다. 그 이유는 로봇이 수술을 더 좋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로봇이라는 것은 꿈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러한 꿈이 현실이 된다고 생각을 하면 더 많은 환자들에게 혜택이 갈 수 있다고 보고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20년 동안 우리가 원해서가 아니라 우리 밖에 없었기 때문에 체험한 노하우가 많다. 기기 트레이닝이나 심지어는 기구소독, 서비스하는 방법, 또 임상연구를 하는 노하우가 많이 있는데, 이런 것들을 새롭게 들어오는 회사들도 환자 중심으로 깊이 고민을 한다면 로봇수술, 최소침습수술을 더 확대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글로벌적으로도 경쟁사로 주의 깊게 보고 있는 업체가 있다면.
"메드트로닉이나 존슨앤존슨과 구글의 버브서지컬이 제품을 개발하고 있고 트랜스엔터릭스는 회사는 이미 제품을 출시했다. 우리는 20년 동안 제품만 개발한 게 아니라 교육, 서비스 노하우가 있기 때문에 차별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품을 만드는 데만 집중을 하다 보면 나중에 서비스빌리티, 트레이너빌리티와 같은 부분을 조금 간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초기부터 진지하게 고려한다면 시장이 더욱 긍정적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경쟁보다는 차별화를 할 수 있는 포인트를 찾는 사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필요하다."

-워낙 다빈치가 독점적이라 후발주자들이 패스트팔로워 전략으로 나오고 있는데.
"의료기기 특성상 한 컨셉에서부터 제품이 나오기까지 대략 5년 이상은 걸리는 것 같다. 로봇수술의 미래를 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별화할 수 있는 기술이나 개발 방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보험급여 관련, 글로벌에서는 한국 시장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의료기술 수준에 비해 제도가 뒤쳐졌다는 지적이 있지 않나.
"현재는 100% ‘인정비급여’로 지정되어 있어 모든 비용을 환자가 부담을 하고 있다. 이 환경 내에서 어떻게 하면 우리가 더 많은 환자들에게 이어한 기술을 제공할 수 있을까 고민을 하고 있고, 정부에서도 합리적인 방향에서 검토를 해 줄 것으로 믿고 있다. 합리적이라는 것은 결국 환자에게도 좋고 병원에도 손해가 되지 않고 공급을 하는 회사에게도 지속적인 혁신을 할 수 있는 여지를 좀 둘 수 있는 그런 가격체계가 아닐까 생각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어떻게 급여가 이뤄지고 있나.
"일본은 이른바 ‘신의료기술평가’ 라는 제도가 있어서 다빈치가 도입될 때 일단 신의료기술평가를 해야 된다 해서 비뇨기과의 전립선에 급여가 된 게 2012년, 그 다음 신장암에 허가가 된 게 2016년으로 알고 있다. 2018년에는 다른 수술 종에도 신의료기술평가가 되는데 신의료기술평가가가 되면 곧 보험코드가 잡히는 그런 매카니즘으로 알고 있다."

-국내에서도 급여가 된다면 로봇수술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성장 가능성은 분명 있다. 일각에서는 다빈치의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급여화하면 보험재정이 악화될 것이란 문제를 제기한다. 그러나 다빈치는 기존에 없는 수술을 만들어 낼 수는 없다. 결국 개복 수술의 일정 부분이 로봇으로 대체될 것이다. 그로 인해 사회적인 비용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인지 생각해보면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

복강경 수술에도 로봇 수술처럼 투입되는 비용이 있다. 그런데 환자 부담금에 대한 차이로 비교를 하면 매우 과장돼서 보이는 부분이 있다. 실제로 다빈치와 복강경 수술, 개복 수술에 들어가는 비용을 애플 투 애플(apple to apple, 동일한 대상으로의 비교)로 비교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다빈치로 수술 경과가 좋아서 빨리 직장에 복귀할 수 있고 간병으로 인한 간접적인 사회 비용도 줄이고, 합병증을 줄임으로 인해서 재입원이나 재수술의 문제를 줄인다면 전체적인 비용 면에서는 다빈치가 유리하다는 게 우리의 관점이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수술에 투입된 비용만 비교하는 게 아니라 간병에 들어가는 비용과 사회적인 비용까지 다 합쳐서 경제성 평가를 하기 때문에 다빈치가 훨씬 더 이익이라는 평가도 많이 나오고 있다."

-로봇수술 급여에 대해 정부에 의견을 제시하고 있는가.
"복지부 식약처 등 정부부처와 학회 등 의료단체, 그리고 시민단체가 공동으로 심사하고 결정하는 체계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과학적인 근거를 기반으로 의료인들에게 임상적인 근거와 경제성을 산출할 수 있는 근거를 지속적으로 공급을 하고 협력을 하고 있다."


*손승완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대표 프로필
△1997년 서울대 생화학 석사 △2005년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스쿨 MBA, △2012년 삼성메디슨 전략기획 디렉터 △2013년 인튜이티브서지컬 영업·마케팅 부사장 △2017년 인튜이티브서지컬코리아 대표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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