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고객은 체리피커다?…VIP 제도로 팬덤 만든 인터파크

입력 2017-08-01 20:51
백화점식 VIP 관리 도입

6개월간 100만원 이상 구매…2% 적립에 연 4회 무료공연
여행 보내주고 책 선물 계획…최저가 경쟁 벗어나 차별화


[ 안재광 기자 ] 지난달 15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 공연장. 이커머스 기업 인터파크의 우수 회원 700여 명이 모였다. 이들은 뮤지컬 ‘시카고’ 오리지널 내한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공연은 인터파크 회원만을 위한 것이었다. 우수 등급 회원과 이들과 함께 온 동반자만 입장할 수 있었다. 공연이 끝난 뒤 뮤지컬 출연진이 직접 추첨해 경품도 줬다. 이상규 인터파크 사장(사진)은 공연 시작 전 무대에 올라 “인터파크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분들을 위해 앞으로 더 다양한 이벤트를 열겠다”고 약속했다.

◆우수고객에게 혜택 확대

인터파크의 이번 행사는 이커머스 기업이 ‘백화점식 VIP 고객 관리 기법’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백화점은 철저히 단골 장사다. ‘상위 20% 고객이 80%의 매출을 올려 주는’ 법칙도 있다. 백화점이 무료 주차, VIP 라운지 운영 등을 통해 단골 관리에 목을 매는 이유다.

이커머스 시장은 다르다. 백화점에 비해 단골이 많지 않다. 여기저기 옮겨 다니며 쿠폰, 할인혜택 등 단물만 쏙 빼먹는 ‘체리피커’가 많다. 스마트폰으로 손쉽게 비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커머스 업체들은 단골 관리보다 최저가 등 가격에 치중한다.

이 사장은 이커머스 시장도 바뀔 때가 됐다고 했다. 최저가로 수렴되는 가격만 갖고 차별화하긴 힘들다고 분석했다. ‘인터파크 팬덤’을 만들어 내야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다. 인터파크는 우수 고객 혜택을 늘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 6개월 동안 20번 이상 구입하고 구매액이 총 100만원을 넘으면 VVIP 등급을 줬다. 이들에겐 구매액의 2%를 포인트로 돌려줬다. 경쟁사의 두 배가 넘는 포인트다. 연 4회 무료 공연관람 기회 혜택도 부여했다. 이번 시카고 공연 관람이 첫 번째였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구매액 일부를 상품권으로 돌려주고 무료 공연이나 여행 등 체험형 상품을 제공하는 것은 백화점 VIP 관리 방식과 비슷하다”고 했다.

단골 관리를 위해 자사가 갖고 있는 콘텐츠를 활용했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공연장 블루스퀘어는 인터파크가 소유하고 있다. 뮤지컬 시카고 공연 티켓 판매도 인터파크가 했다. 인터파크가 강점이 있는 공연 분야를 통해 단골들에게 ‘생색’도 내고 ‘홍보’도 한 셈이다. 인터파크는 앞으로 여행, 서점 등 자체 플랫폼을 활용해 혜택을 더 늘릴 예정이다. VVIP 등급 회원에게 여행을 보내주거나 책을 주기적으로 선물하는 행사도 검토 중이다. 이 사장은 “백화점 못지않은 혜택을 부여하겠다”고 강조했다.

◆G마켓, VIP 전용 콜센터 운영

다른 이커머스 기업들도 단골을 잡기 위해 우수회원 제도를 운영 중이다. 매월 쿠폰을 주는 게 일반적 혜택이다. 최고 등급 회원을 상대로 G마켓은 1만2000원, 11번가는 1만2300원, 옥션은 1만5000원어치 쿠폰을 발급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1만9000원어치를 준다.

부가 서비스도 점점 늘리고 있다. G마켓은 VIP 전용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일반 콜센터 대비 상담원 연결이 빠르게 이뤄지고, 민원도 우선 처리해 준다. SK플래닛의 11번가는 가격 할인이 더 되는 VIP 전용관을 이용할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는 지난 4월부터 유료 멤버십 서비스를 도입하기도 했다. 코스트코처럼 회원제 할인점을 표방했다. 3만원을 내고 회원으로 가입하면 기존 대비 최대 다섯 배 많은 포인트를 적립해 주는 등 혜택이 크다.

SK플래닛 관계자는 “우수 회원의 1인당 구매액과 구매 횟수가 점점 높아지는 추세”라며 “이들을 잡기 위한 업체 간 경쟁이 더 심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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