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에 사교육 부추긴다 우려 vs 소외계층 지원으로 교육
초·중등 어린 학생들이 여름방학을 맞아 대학 캠퍼스로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대학교에서 운영되는 '어학캠프'에 참여하기 위한 학생들이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보기드문 광경이었지만, 이제는 서울 및 수도권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방학 때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 됐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해외 어학연수를 보내지 않고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영어를 배울 수 있다보니 관심이 높다. 짧은 기간 대학 언어교육원 소속 원어민 강사 등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는 평가다.
대학 측에서도 나쁘지 않다. 유료 캠프를 통해 수익사업이 가능하고 어린 학생들에게 대학에 대한 이미지를 호감형으로 만들 수 있어서다.
수요가 많다보니 프로그램도 다양해지고 있다. 영어를 주로하는 어학캠프가 주를 이루는 가운데 최근에는 중국어, 일본어, 컴퓨터 등으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A대학 관계자는 "대학의 여름방학은 6월부터 상대적으로 길다보니 유휴시설을 효과적으로 이용한다는 측면이 있다"며 "학부모들도 교육비 부담이 줄일 수 있어 윈-윈 효과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초중고생들의 사교육 과열이 대학까지 번졌다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아이들을 '방학 때 대학까지 보내면서 영어를 가르쳐야 되겠냐'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대학측에서는 '과도한 교육열' 보다는 '교육의 기회'라는 입장이다. 실제 일부 대학의 경우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소외계층이나 다자녀가정 등을 우선적으로 선발하고 있다. 지자체가 공모를 통해 학교 측에 위탁하거나 상호 간 업무 협약 등을 통해 추진되고 있다.
숭실대의 경우 관악구와 동작구와 함께 최근 초중등생 대상으로 영어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4일부터 오는 21일까지 약 한 달간 진행되는 프로그램에 100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다. 주민참여예산 선정 사업으로 학생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양질의 영어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건국대 역시 여름 방학 기간 광진구와 손잡고 초등학교 4~6학년생 200명을 선발해 영어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수원대학교와 중앙대학교 또한 화성시와 함께 각각 영어캠프와 중국어캠프를 운영중이다.
실제로 이들 프로그램 참가비의 경우 대부분 지자체에서 절반가량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저소득층 및 다자녀 가정 등의 경우 참가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어 부담을 줄였다.
동작구 관계자는 "국내 교육 기관을 활용해 주민들에게 좋은 교육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이번 영어캠프를 개최했다"면서 "초등학생의 경우 경쟁률이 2대 1을 기록했다. 이번 여름 방학뿐 아니라 돌아오는 겨울방학 때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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