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독일 등 해외진출도 추진
[ 김태호 기자 ]
인공지능(AI) 스피커에 영어로 “나랑 눈사람 만들래?(Do you want to build a snowman?)”라고 말하면 “똑똑, 안나 다시 올게요(Knock Knock. Anna come back later)”라는 재치있는 대답이 돌아온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내용을 정확히 인식한 답변이다. 말하는 사람의 영어 발음을 원어민과 비교해 점수까지 내준다. 국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마인즈랩에서 제공하는 AI 영어회화 서비스의 일부다.
AI는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가장 활발히 선점 경쟁을 벌이는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이다. 마인즈랩은 AI 분야에서 굴지의 전문기업들과 견줄 만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국내 수십여 대기업과 금융회사에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회사의 출발은 2014년 삼일PwC컨설팅과 한국전자통신연구원의 빅데이터 프로젝트로 탄생한 합작회사였다. 유태준 마인즈랩 사장(사진)은 당시 삼일PwC컨설팅에서 빅데이터 분야 컨설턴트로 근무하다 전문경영인(CEO)으로 합류했다.
이듬해 프로젝트 마무리 시점에 유 대표는 자신의 퇴직금과 그동안 모은 돈으로 회사를 인수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기계학습)과 AI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겠다는 판단에서다. 그는 “당시에는 머신러닝이나 딥러닝이 최신기술로 꼽혔고, 구글 딥마인드 등에서 이 같은 개념들이 나올 시기였다”며 “게임체인저(판도를 바꿀 만한 기술)가 되겠다는 판단이 섰고 집중적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마인즈랩이 개발한 AI 엔진은 40여 개에 달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투자유치도 활발하게 이뤄졌다. LB인베스트먼트 등 국내 벤처캐피털(VC)로부터 50억원의 시리즈A(초기투자 다음 단계) 투자유치에 성공했다. 최근에는 산업은행, KEB하나은행으로부터 40억원을 받았다. 총 투자유치 금액은 90억원으로 국내 AI 스타트업 중 최대 규모다. 인천창조경제혁신센터와 국내 최대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 N15의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스마트-X랩(SMART-X Lab)’ 대상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기업뿐 아니라 개인(B2C)용 서비스 시장 진출도 추진 중이다. 전화영어업체 한 곳을 인수해 AI를 입힌 교육사업 모델을 구축하고 있다. 해외 사업도 본격화할 계획이다. 유 대표는 “미국에선 국내 기업과 진행한 사업 이력을 바탕으로 현지 기업에 솔루션을 확장하고, 독일에서는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찾아볼 계획”이라며 “추후에는 해외 투자유치를 통해 시장을 확장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태호 기자 highk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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