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백조' 다시 한반도 출격…강원도서 한국 공군과 무력 시위

입력 2017-07-30 19:01
수정 2017-07-31 10:08
북한, 또 ICBM 도발

한·미, 내달 UFG 연습때 북한 GPS 원점타격 훈련


[ 김채연 기자 ]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발사에 대응해 미국 전략무기인 장거리폭격기 B-1B 랜서 두 대가 30일 한반도 상공에 전격 출격했다.

공군은 이날 오전 “미 B-1B 랜서 두 대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해 한반도 동해로 진입해 강원도 상공에서 우리 공군과 연합훈련을 했다. 이후 서해 덕적도 상공 쪽으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미국은 북한이 지난 28일 밤 11시41분께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한 지 30여 시간 만에 B-1B 두 대를 전격 출격시켰다. B-1B는 실사격 훈련을 하지 않고 대북 무력시위 비행만 한 뒤 복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 B-1B 출동은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응해 계획한 비행 일정 중 가장 빠르게 출격했다”며 “연합방위태세 능력을 시현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 5월29일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땐 5시간 뒤에 B-1B가 동해에 출현했으나 당시엔 사전에 계획된 일정이었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이 붙은 B-1B는 B-52, B-2 스피릿과 함께 미국의 3대 전략폭격기로, 북한 전역을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췄다.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할 수 있다. 또 최대 탑재량이 B-52,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에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에는 27t에 달하는 대량의 폭탄을 한 번의 출격으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지 등에 투하해 무력화시킬 수 있다.

우리 공군과 미군은 다음달 하순께 하는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 때 북한의 인공위성위치정보(GPS) 교란 전파 발사 원점을 찾아내 신속히 타격하는 절차를 숙달하는 훈련을 할 계획이다. 공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8월에 하는 UFG 연습 때 오산 공군기지 내 항공우주작전본부(KAOC) 내에 한·미 우주통합팀을 편성해 우주에서 벌어지는 여러 상황에 대응하는 연습을 실전처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한반도 유사시 북한이 GPS 교란 전파를 발사하면 군용 GPS가 아닌 상용 GPS가 내장된 무기체계가 먹통이 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GPS 공격 원점을 신속히 찾아내 격파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식에서 마련됐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