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사상최대 매출에 영업이익도 기대치 '훌쩍'
주력 제품 경쟁력 강화
복제약 등에 한눈 안팔고 백신·혈액제제에 전력 집중
탄탄한 시장 지배력 구축
글로벌 시장 진출 본격화
혈액제제 미국 FDA 심사중…2018년 본격 판매 예상
캐나다 공장 연말께 완공
[ 한민수 기자 ] 녹십자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지난 2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다 영업이익도 시장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혈액제제 백신 등 주력제품의 탄탄한 경쟁력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적 고공행진
녹십자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8% 증가한 330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6일 밝혔다.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영업이익은 43.6% 늘어난 345억원이었다. 시장에서 전망한 250억원 안팎보다 100억원 가량 더 벌었다. 순이익은 269억원으로 59.2% 증가했다.
주력인 혈액제제와 백신 부문의 호조가 역대 최대 매출을 이끌었다. 혈액제제의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12.1%, 백신은 37.8% 증가했다. 해외 매출도 독감과 면역글로불린(IVIG-SN) 수출 성장에 힘입어 9% 늘었다. 지난 3월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범미주보건기구(PAHO)에서 수주한 남반구 지역 독감백신의 실적이 반영됐다.
올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2% 증가한 6055억원, 영업이익은 38.1% 늘어난 482억원이었다. 녹십자는 하반기 실적이 상반기보다 더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독감백신이 국내에 공급되는 하반기에도 국내 사업 호조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수두백신의 중남미 수출분도 3분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된다”고 말했다.
6년째 이어지는 성장행진
녹십자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매출 증가를 예고하고 있다. 2010년 신종인플루엔자의 유행으로 일시적으로 매출이 급증한 덕에 2011년 성장세가 멈춘 것을 제외하면 성장을 쉰 적이 없다. 지난해 1조1980억원이었던 매출은 올해 1조2000억원대 후반으로 전망되고 있다.
녹십자의 성장은 주력 제품의 경쟁력 덕분이다. 다른 제약사들이 복제약이나 해외 다국적사 제품 도입, 일반의약품(OTC) 경쟁에 몰두할 때 녹십자는 백신과 혈액제제 등 바이오의약품으로 특화한 제품군에 힘을 쏟았다. 이 과정에서 형성한 독과점 구조가 안정적 성장의 기반이 됐다는 평가다. 혈액제제 국내 시장점유율은 80%, 백신은 50% 안팎이다. 백신과 혈액제제는 녹십자 매출 비중의 70%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혈액제제와 백신은 진입장벽이 높다. 혈액제제는 원료를 구하는 것이 까다롭다. 백신은 가격 경쟁력을 갖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생산량을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생산 체제를 구축하면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해외 성과 가시화도 ‘눈앞’
녹십자는 혈액제제의 북미 진출을 통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말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혈액제제 면역글로불린의 판매 허가를 신청했고 현재 자료 보완 등 절차를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3분기 중 보완 자료를 제출하면 연말 또는 내년 초에 판매허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녹십자는 연산 140만L 규모의 오창공장에서 생산한 혈액제제를 미국에 수출할 계획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을 겨냥해 캐나다에 건설 중인 연산 100만L 규모의 혈액제제 생산공장은 연말께 완공할 예정이다.
녹십자는 2015년 캐나다 퀘벡주 혈액 관련 사업을 총괄하는 기관인 헤마퀘벡과 8년간 최소 6.24t의 혈액제제 공급계약을 맺었다. 회사 관계자는 “북미 지역은 면역글로불린 가격이 국내보다 3~4배 정도 높아 사업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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