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방부 "북한, 2018년 미국 본토 타격할 수 있는 ICBM 실전배치 가능"

입력 2017-07-26 18:46
수정 2017-07-27 05:28
워싱턴포스트 보도

북한 ICBM 개발 예상시점 2년이나 앞당겨
한국 국방부에선 "2~3년은 더 걸릴 것"


[ 워싱턴=박수진 기자 ] 북한이 내년께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미국 국방부 자료를 인용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북한이 적어도 2020년은 돼야 ICBM을 보유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2년이나 앞당긴 분석이다.


◆“내년부터 양산 가능할 수도”

WP에 따르면 미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은 북한이 이르면 내년 ‘핵을 운반할 수 있는 신뢰성 있는’ ICBM을 실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작성했다.

미 국방부가 북한의 ICBM 개발 예상 시점을 대폭 앞당긴 것은 지난 4일 ICBM 시험발사 결과와 한국 정보당국의 수정 전망을 반영한 결과라고 WP는 전했다.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미 정부 관계자는 “내년쯤 북한이 ICBM을 시험용 제품(프로토 타입)이 아니라 양산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스콧 브레이 미 국가정보국(DNI) 동아시아 담당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최근 북한의 ICBM 시험발사는 김정은(북한 노동당위원장)이 미 본토에 드리운 위협에 대한 우리의 판단을 바꾸도록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존 울프스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군축·핵 비확산 선임국장은 “북한이 그 무기를 갖게 될 때 우리가 결정하고 경고할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는 데 위험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맥 손베리 미 하원 군사위원장도 이날 북한 ICBM 관련 비공개 브리핑을 받은 뒤 “지난 4일 화성-14형 시험발사의 분명한 성공은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상황을 가속하는 걱정스러운 진척”이라고 말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WP의 보도에 대해 “출처가 불분명한 성급한 평가”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북한이 ICBM을 완성하려면 2~3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北 미사일·핵실험 계속될 듯

전문가들은 북한이 ICBM 실전 배치까지 남은 대기권 재진입, 핵탄두 소형화 등 기술적 걸림돌을 해결하기 위해 추가 실험에 계속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란 미사일이 대기권을 통과할 때 열과 진동을 견디고 정확하게 목표물을 타결할 수 있는 능력이다. 화성-14형이 높은 고도와 먼 거리에 도달하는 능력을 보여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추가 실험은 초고층 대기를 통과해 목표물에 도달할 때까지 탄두가 상하지 않고 견디는 기술을 입증하는 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했다.

AFP통신은 미 국방부 관료의 말을 인용해 북한이 6·25전쟁 휴전협정 체결 64주년인 27일 추가로 미사일을 시험발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탄도미사일 발사 장비를 실은 수송 차량이 지난 21일 평안북도 구성에 도착했으며, 통상 발사 장비가 포착된 시점으로부터 6일 안에 발사가 이뤄진다고 전했다.

◆美, 군사옵션 꺼내 들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연초부터 “북한은 ICBM을 개발하지 못할 것”(1월2일) “북핵 해결 내기해도 좋다”(5월26일) “북한은 혹독한 대가를 치를 것”(7월6일) 등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대응 수위를 높여왔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지난 14일 “북핵 시설에 대한 선제타격 준비가 끝났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이 군사옵션을 채택하기보다 국제사회와의 공조 아래 외교·경제적 옵션을 통한 대북 압박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군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은 5월 말 서울에서 열린 안보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한이 보유한 무기체계를 먼저 타격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북한 정권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권의 취약점을 공략하고 (어떻게 하면) 한국에 대한 북한의 위협을 감소시킬 수 있을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수진 특파원 ps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