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매출 27.9억달러 '깜짝실적'…미국 이외 매출 53.7% 증가
신규 가입자수 520만명
'하우스 오브 카드'·'나르코스' 등 막강한 자체제작 콘텐츠 강점
지난달 영화 '옥자' 개봉 이후 한국 가입자 두 배 이상 늘어
비싼 가격이 가입자 확대 '걸림돌'
[ 송형석 기자 ]
세계 OTT(Over The Top·인터넷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업계 선두주자인 넷플릭스의 질주가 심상치 않다. 인터넷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소비자가 늘면서 글로벌 매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을 통해 영상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 그만큼 많아졌다는 분석이다. 케이블 TV 선을 끊고 인터넷으로만 영상을 본다는 ‘코드 커팅’이란 용어가 유행하는 것도 넷플릭스의 영향력 때문이다. OTT는 인터넷을 통해 드라마,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일컫는 말이다. OTT의 마지막 단어인 ‘TOP’는 TV와 연결하는 셋톱박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2분기 깜짝 실적
넷플릭스는 지난 2분기 27억90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시장의 예측을 뛰어넘는 깜짝 실적이었다. 이중 미국 이외 국가에서 벌어들인 스트리밍 부문 매출이 11억6000만달러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보다 해외 스트리밍 부문 매출이 53.7% 증가했다. 막강한 자체 제작 콘텐츠로 인터넷 사용자를 끌어들이는 전략이 세계적으로 먹혀들고 있다는 평가다.
1997년 리드 헤이팅스가 DVD 대여 업체로 설립한 넷플릭스는 2007년부터 사업모델을 바꿨다. DVD를 빌리러 오는 것을 번거롭게 여기는 소비자가 많다고 판단, DVD 콘텐츠를 온라인에서 스트리밍 형태로 서비스하기 시작한 것이다. 당시 시장에서는 새로 등장한 스트리밍 서비스에 대한 우려가 컸다. 무료 콘텐츠가 널려있는 인터넷 공간에서 돈을 내고 영상 콘텐츠를 구매할 소비자가 얼마나 되겠느냐는 논리였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양질의 영상 콘텐츠 수요는 시장 예측보다 많았고 넷플릭스의 질주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넷플릭스는 계정제로 운영된다. 사용자별 서로 다른 프로필을 통해 맞춤 콘텐츠를 제공받을 수 있다. 콘텐츠 추천은 프로필별로 시청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사용 기간이 길어질수록 추천 알고리즘이 한층 더 정교해진다는 설명이다. 최근엔 콘텐츠 추천에 인공지능(AI) 기술까지 활용하고 있다. 가장 저렴한 요금 베이직 요금제는 1개, 스탠다드 2개, 프리미엄은 4개의 프로필을 둘 수 있다.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자녀 프로필을 별도로 설정, 19금 성인 콘텐츠 등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넷플릭스의 최대 무기는 자체 제작 콘텐츠다. ‘하우스 오브 카드’ ‘나르코스’ ‘더 크라운’ 등의 드라마 시리즈가 대표적인 히트작으로 꼽힌다. 넷플릭스는 시리즈 전편을 모두 사전 제작한 뒤 한 번에 공개하는 배포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다음 편을 보기 위해 1주일을 기다려야 할 필요도 없고 광고에서도 자유롭다. 쉬는 날 한꺼번에 시리즈 전편을 몰아보려는 소비자가 넷플릭스로 몰리는 이유다.
◆한국에서도 돌풍
넷플릭스는 자체 제작 콘텐츠를 무기로 세계 각지에서 가입자를 끌어 모으고 있다. 넷플릭스의 올해 2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520만명을 기록했다. 이 중 400만명 이상이 해외 가입자다. 자체 제작 콘텐츠가 효자 노릇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에서는 봉준호 감독이 만든 ‘옥자’가 대표적인 자체 제작 콘텐츠로 꼽힌다.
시장조사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지난 6월29일 ‘옥자’ 개봉 이후 넷플릭스의 한국 가입자는 두 배 이상 늘어났다. 옥자가 개봉하기 전 10만명 안팎에 불과했던 가입자 숫자가 7월 들어 20만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옥자에 대한 호기심으로 넷플릭스에 가입해 다른 콘텐츠까지 시청하게 된 사례가 상당하다는 설명이다. 옥자는 다른 영화들과 달리 DVD 출시가 예정돼 있지 않다. 영화관 상영이 끝나는 시점부터는 넷플릭스를 통해서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넷플릭스는 앞으로도 옥자처럼 국내 소비자를 겨냥한 자체 콘텐츠를 꾸준히 내놓을 계획이다.
넷플릭스의 단점은 비싼 가격이다. 현재 화질과 동시접속 인원 등에 따라 월 9만5000~1만4500원의 요금을 부과하고 있다. 수백 개의 채널을 지원하는 인터넷TV(IPTV)나 케이블 TV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TV 대신 인터넷으로 영상 콘텐츠를 감상하는 소비자가 얼마나 빨리 늘어날지, 수준 높은 자체 콘텐츠를 얼마나 더 내놓을 수 있을지 등에 따라 넷플릭스의 국내 시장 안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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