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가입 대상 확대 앞두고
삼성증권 '수수료 0원' 전격 결정
[ 김우섭 기자 ] 삼성증권이 정기예금보다 낮은 수익률로 ‘수수료를 떼면 남는 게 없다’는 비판을 받아온 개인형 퇴직연금(IRP)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의 운용 수수료를 면제해주기로 했다. 오는 26일 IRP 가입 대상 확대를 앞두고 업계의 수수료 인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23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는 26일부터 개인형 IRP(수수료 연 0.33~0.35%) 와 DC형 퇴직연금(연 0.55%)의 개인 납입분에 대해 운용 수수료를 받지 않을 예정이다. 기존 고객도 이날부터 수수료가 면제된다.
개인형 IRP나 DC형 퇴직연금의 수수료 구조는 두 갈래다. 기본적으로 자산을 굴리는 판매사(은행·증권·보험사)가 운용·자산관리 명목으로 납입액의 연 0.3~0.5%의 수수료를 받는다. 여기에 펀드나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담을 때 발생하는 상품 수수료를 더한다.
이번에 삼성증권이 수수료 면제를 선언한 항목은 운용·자산관리 명목의 수수료 중 개인이 납입한 금액에 대해서다. 삼성증권은 개인형 IRP에 대해 연 0.33~0.35%, DC형 퇴직연금엔 연 0.55%의 보수를 받고 있다.
이 회사의 개인형 IRP(설정액 6288억원) 개인 납입액이 절반 수준인 3144억원이라고 가정하면 최소 연 10억원 내외의 손해를 감수하는 셈이다.
삼성증권이 업계 최초로 수수료를 없앤 이유는 대폭 확대되는 개인형 IRP 대상 고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IRP는 그동안 직장 가입자만 가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26일부턴 대상이 자영업자 580만 명과 공무원·사학·군인·별정우체국 연금 가입자 150만 명 등 약 730만 명이 늘어난다.
수수료 인하를 원하는 금융당국의 ‘입김’도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낮은 수익률에도 적지 않은 수수료를 뗀다는 비판이 투자자 사이에서 끊이지 않았다.
2012∼2016년 연환산 수익률이 2.64%에 그쳤다. 2012년에 나온 만기가 5년 이상인 정기예금 금리인 3.92%에도 못 미쳤다. 같은 기간 확정급여(DB)형은 2.77%, DC형은 3.06%를 기록했다.
■ 개인형 퇴직연금(IRP)
근로자가 이직·퇴직할 때 받은 퇴직급여를 근로자 본인 명의 계좌에 적립해 만 55세 이후 연금화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연간 1800만원 한도에서 자기 부담으로 추가 납입이 가능하다. 연간 최대 700만원까지 세액공제 혜택과 연금 개시 시점까지 세금을 유예받을 수 있다.
김우섭 기자 dut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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