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ICBM 사거리 6400㎞ 이상"

입력 2017-07-23 18:44
수정 2017-07-24 06:32
미국 알래스카주 타격 가능


[ 정인설 기자 ] 국제적으로 미사일 사거리가 5500㎞ 이상이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통용되지만 북한의 관영매체가 ICBM의 사거리 기준을 6400㎞ 이상이라고 정의해 주목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3일 ‘위력한 핵 공격 수단 대륙간탄도로켓’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대륙간탄도로켓은 핵탄두를 장착하고 6400㎞ 이상의 사거리를 비행해 목표물에 도달하는 지상대지상 장거리 전략 탄도로켓의 일종”이라고 소개했다.

우리 군은 사거리 5500㎞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ICBM으로 분류하고 있다. 과거 냉전시대에 미국과 옛 소련이 정의한 ICBM 사거리를 따른 것이다. 미국과 소련이 서로 북극을 통해 대륙간 공격을 하려면 대개 그 거리가 5500㎞였다.

북한이 6400㎞를 ICBM 사거리 기준으로 삼은 것은 북한 미사일이 미국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할 수준이라고 강조하기 위한 의도로 분석된다. 또 지난 4일 고각 발사한 ‘화성-14형’을 정상 각도로 발사했다면 그 사거리가 최소 6400㎞일 것이라는 국내외 전문가들의 평가를 반영한 분류법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김동엽 경남대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일반적으로 미사일은 목표물을 정해놓고 개발하는데 북한에서 미국 알래스카주까지 거리가 6000㎞ 안팎인 만큼 북한 ICBM의 첫 목표물이 알래스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노동신문은 ‘화성-14형’에 대해 “미국의 심장부를 타격할 수 있는 주체조선의 핵 공격 능력을 온 세상에 힘 있게 과시하였다”고 자평했다. 지난 5월 발사한 ‘화성-12형’과 관련, “미 태평양군사령부가 둥지를 틀고 있는 하와이와 알래스카를 사정권 안에 확고히 몰아넣었다”고 주장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