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대마진 늘리고 '몸집' 불리고…상반기 '깜짝 실적'

입력 2017-07-21 17:30
5대 금융지주·은행, 6년 만에 최대 순익

하나금융, 5년 만에 1조 돌파…기업은행은 6년 만에 최대
경기 호전·대기업 구조조정…대규모 충당금 발생하지 않아
진웅섭 금융감독원장 "보신적 대출관행 개선해야"


[ 이현일 / 이태명 기자 ] 지난 20일 신한금융, KB금융, 우리은행에 이어 21일 하나금융지주와 기업은행도 잇따라 ‘깜짝 실적’을 발표했다. 하나금융지주의 상반기 순이익은 1조31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30.5% 늘었다. 2012년 상반기(1조5231억원) 이후 5년 만에 처음으로 반기 순이익 1조원을 넘었다. 기업은행도 상반기 79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려 6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KB금융·신한금융·하나금융·우리은행·기업은행 등 5개 금융지주 및 은행의 상반기 순이익 규모가 6조원대를 넘긴 것은 2011년 이후 6년 만이다. 은행들은 2011년 이후 저금리와 경기 악화에 따른 대기업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이익이 크게 줄었다. 2013년 상반기엔 3조원대로 반토막났다.

하지만 올 들어선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 먼저 시중금리가 오름세를 타면서 이자수익이 크게 늘었다. 은행의 핵심 수익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2분기 연속 개선세를 나타냈다. 작년 말에 비해 국민은행은 0.11%포인트, 신한은행은 0.07%포인트, 우리은행은 0.08%포인트 상승했다. 시중금리 상승기를 틈타 은행들이 대출 가산금리를 높인 영향도 컸다.

이와 함께 작년까지 은행 실적의 발목을 잡은 대기업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면서 대손충당금 부담이 줄어들었다. 경기 호전에 힘입었다. 지난 1분기 말 국내 은행 전체 부실채권비율은 1.38%로 2016년 말(1.42%) 대비 0.04%포인트 떨어져 2012년 말(1.33%)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신한은행의 상반기 말 부실채권(NPL) 비율도 0.63%로 지난해 말보다 0.02%포인트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금융지주가 비은행 계열사를 인수합병한 것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KB금융은 지난해 현대증권을 인수하고 KB증권과 캐피탈을 완전자회사로 편입시켰다. KB금융의 자산은 422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12.4% 증가했다. 반면 인력과 점포는 줄였다. 국민은행은 2015년과 지난해 희망퇴직을 시행해 총 4000여 명의 직원을 감축했다. 올 상반기 국민은행은 69개 영업점을, KEB하나은행은 지점 43곳을 통폐합했다.

은행들이 실적 잔치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은 보신주의 영업 행태를 비판했다. 진 원장은 이날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금융권에서 담보·보증 위주의 보신적 대출 관행이 여전하다”며 “은행들이 대출리스크를 지지 않기 위해 고신용자와 우량 기업 위주로만 영업을 한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중 담보대출 비중은 2015년 말 53.9%에서 올해 3월 말 56.2%로 높아졌다. 은행권 전체 신용대출 중 비우량차주 대출 비중은 2015년 말 30.3%에서 올해 3월 말 27.6%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비우량차주 신용대출 규모도 58조2000억원에서 53조원으로 줄어들었다.

이현일/이태명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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