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0% 늘면 일자리 40만개 생겨
수출에 의한 취업자 수 비중은 1985년 21.7%→ 2014년 25.9%로
대기업 수준 대우하는 고영테크놀러지
4년새 수출 71%·일자리는 82% 늘려
무역협회의 전방위 수출 지원
수출 절차부터 바이어 발굴까지
무역현장 자문 컨설팅 서비스 실시
'내수기업의 수출기업화' 통해 1000곳 중 317곳 신규 수출 성공
[ 김낙훈 기자 ]
서울 가산디지털단지에 있는 고영테크놀러지는 최근 스마트폰 메탈 케이스 절삭과 가공 공정을 검사하는 ‘기계가공후검사장비’ 기술을 개발해 새로운 먹거리로 키우기로 했다. 이 회사는 전자부품의 3차원 검사장비 부문 세계 1위 기업이다. ‘3차원 납도포 검사장비’와 ‘3차원 부품 장착·납땜 검사장비’가 주력 제품이다. 이 중 3차원 납도포 검사장비는 11년 연속 세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작년 말에는 국내 최초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뇌수술용 의료로봇에 대한 제조 허가도 획득했다. 이같이 끊임없이 신제품 개발에 나서는 것은 독일 일본 등 경쟁사를 따돌리고 두 걸음 앞서 나가자는 전략에 따른 것이다.
그 덕분에 이 회사는 꾸준한 매출과 수출 신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매출은 2012년 1078억원에서 2016년엔 1718억원으로 59.4% 늘었다. 수출은 이 기간 중 919억원에서 1577억원으로 71.6% 증가했다. 작년엔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수출에서 일궈냈다. 이 회사 임직원은 이 기간 중 236명에서 430명으로 82.2% 늘었다. 급여와 복리후생은 웬만한 대기업에 뒤지지 않는다. 수출 증가가 ‘좋은 일자리’로 이어진 셈이다.
최용민 한국무역협회 동향분석실장은 “수출은 경제성장, 고용창출, 생산성 향상 등 경제구조 개선에 크게 기여할 뿐 아니라 좋은 일자리의 원천”이라고 말했다. 최 실장은 “내수와 투자에 비해 수출의 고용효과를 평가절하하는 시각도 있지만 수출에 의한 취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전체 취업자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1985년 21.7%(284만 명)에서 2014년 25.9%(611만 명)로 늘었다”고 말했다. 무역협회는 수출이 10% 증가하면 일자리 40만 개가 창출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국내 내수 시장은 좁다. 자원·인구·시장 3개 부문 모두 내수 주도 경제 전환에 한계가 존재한다는 의미다. 수출 경쟁력 없이 내수만 바라보면 수입품에 의해 내수 시장이 잠식당할 수 있다. 수출을 늘릴 수 있는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특히 기술력 있는 중소기업이 희망이다. 중소기업 중에는 기술력 있는 제품을 갖고 있으면서도 인력이나 정보 부족으로 좁은 내수 시장에서 출혈 경쟁하는 사례가 많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수출이 중요하다.
한국은 유럽연합(EU), 미국, 중국,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등 거대 경제권을 포함한 50여 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FTA 모범국가’로서 인프라를 구축해왔다. 게다가 아시아 중산층이 세계 인구 증가, 도시화를 주도하면서 새로운 소비층으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한류 확산으로 이들에게 다가설 기회가 늘고 있다.
무역협회 조사에 따르면 급속한 도시화 진전과 함께 세계 인구에서 중산층 비중은 2009년 27%에서 2030년 60%까지 확대되고 세계 중산층의 80%는 신흥국, 66%는 아시아에 거주할 전망이다. 그만큼 이 지역 시장 개척 여지도 크다.
무역협회가 전방위 수출 지원에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래야 성장과 좋은 일자리라는 열매를 딸 수 있다. 지원책의 한 예로는 ‘무역현장 자문컨설팅 서비스’를 들 수 있다. 중소기업의 수출 확대 지원을 위한 것이다. 무역상사 등에서 평균 30년 동안 일한 수출 베테랑들이 직접 개별업체를 방문해 수출의 기본 절차부터 바이어 발굴 노하우 및 현재 단계에서 해당 기업에 필요한 수출지원제도에 이르기까지 무역 노하우를 전수하는 종합 컨설팅이다.
‘내수 기업의 수출 기업화’에도 나서고 있다. 수출 역량이 부족한 내수 기업이 수출 길을 여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 무역협회가 내수 기업의 수출 기업화를 지원한 결과 1000개사 중 317개사가 신규 수출에 성공했고 이들이 총 3131만달러(작년 11월 말 기준) 수출을 일궈냈다. 빅바이어 초청 사업, 통·번역 지원 서비스도 있다.
‘전문무역상사’를 지정해 수출 인력 양성이 어렵고 해외 전시회에 참가할 여력조차 없는 기업들이 활용토록 하고 있다. 중소기업과 전문무역상사 간의 매칭 서비스를 통해 해외 시장 개척의 돌파구를 찾는 일이다. 수출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내수 기업 또는 수출 초보 기업을 위해 협회는 ‘수출 지원 바우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수출 확대 총력전에 나서고 있는 셈이다.
이재출 무역협회 전무는 “결국 내수와 수출 간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수출과 내수 간 시너지를 높임으로써 경제성장을 이끌 원동력을 창출하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며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으로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중소기업의 수출 참여도를 높인다면 얼마든지 수출을 늘릴 수 있다”고 말했다. 모험가 크리스토퍼 콜럼버스가 신세계 발견을 통해 구대륙에 희망을 던져준 것처럼 수출은 한국 경제의 성장과 고용에 희망을 던져줄 ‘산타마리아’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낙훈 중소기업전문기자 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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