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개혁에 반기 든 프랑스 합참의장 사임

입력 2017-07-20 17:40
수정 2017-07-21 05:37
국방예산 삭감 조치에 반발
"허니문 끝나…저항 거세질 것"


[ 추가영 기자 ] 프랑스군 최고위 장성인 피에르 드빌리에 합참의장이 국방예산 감축을 놓고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대립하다 결국 사임했다.

드빌리에 합참의장은 19일(현지시간) “프랑스 국민을 보호하는 데 필요한 지휘권을 더는 행사할 수 없게 됐다”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몇 시간 뒤 친정부 성향의 프랑수아 르코잉트르를 새 합참의장으로 지명했다.

드빌리에 합참의장은 그동안 마크롱 대통령의 올해 국방예산 삭감 조치에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사임하기 1주일 전인 지난 12일 하원 국방위원회에서 “이렇게 나를 엿먹이도록 내버려두지 않겠다”고 하는 등 공개적으로 거친 표현을 써가며 예산 삭감에 강력 항의했다. 이를 ‘항명’으로 받아들인 마크롱 대통령은 다음날 국방부를 찾아 “나는 당신들의 상관이다. (재정적자 감축) 약속을 지키겠다. 어떤 압력이나 조언도 필요하지 않다”며 예산 삭감 강행 의사를 밝혔다.

프랑스 정부는 재정적자 규모를 유럽연합(EU)이 권고한 상한선인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묶기 위해 긴축재정을 밀어붙이고 있다. 국방예산은 8억5000만유로(약 1조1000억원)를 삭감했다.

드빌리에 합참의장 사임을 계기로 마크롱 대통령이 추진하는 긴축 정책에 저항이 거세질 것이란 관측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마크롱 대통령의 ‘허니문’ 기간이 벌써 끝났다”고 보도했다. 지난 5월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군을 필두로 교사와 지방 정부들도 예산 삭감에 반대하고 나섰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