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도로' 넓히는 MK…기금 500억+자금대출 1000억
그룹 지원 7300억으로 확대…협력사 상생협력체계 구축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2·3차 협력사 인건비 부담도 해소
5000여곳이 혜택 볼 듯
[ 장창민 기자 ]
현대·기아자동차가 1차 협력업체에 이어 2·3차 협력사와의 상생협력체계를 구축한다. 우선 5000여 곳의 2·3차 부품 업체를 위한 상생기금 500억원을 새로 출연하기로 했다.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대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2·3차 협력사의 인건비 부담을 해소하기 위한 차원이다. 현대차그룹의 1·2·3차 전체 협력사 지원 규모는 기존 5800억원에서 7300억원가량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선순환형 동반성장 추진
현대·기아차는 20일 2·3차 협력사 지원 방안과 1차 및 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을 발표했다. 현대·기아차 고위관계자는 “2000년대 초반부터 1차 협력사 위주의 상생협력 활동을 추진해 큰 성과를 냈으나 2·3차 협력사의 경쟁력 향상 유도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동반성장 전략을 바탕으로 현대·기아차와 1차 협력사, 1차 및 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체계를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우선 기존 300여 곳의 1차 협력사는 물론 직접 거래가 없는 5000곳 이상 2·3차 협력사로 지원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이를 위해 500억원을 신규 출연해 ‘2·3차사 전용 상생협력기금(가칭)’을 조성한다. 이 자금은 2·3차 협력사의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고용 지원 등을 위해 쓰인다.
2·3차 협력사 전용 자금대출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지원 규모는 1000억원이다. 현대·기아차가 금융회사에 맡긴 예탁금을 활용해 2·3차 협력사에 운영 자금을 낮은 금리로 빌려주는 제도다. 회사 관계자는 “신용도가 낮아 은행 돈을 빌리기 힘든 협력사가 대출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이자도 시중 금리보다 연 1.5%포인트 싸다”고 설명했다.
협력사 경쟁력 강화를 위한 ‘상생협력센터(가칭)’도 건립한다. 2·3차 협력사의 열악한 교육 인프라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협력사 임직원의 품질·기술 역량 향상을 위한 교육과 우수기술 전시 등의 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협력사의 인재 채용도 돕는다. 기존 1·2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3차 협력사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울산 등에서 별도의 2·3차 협력사 대상 채용박람회를 연다.
◆1차 및 2·3차 협력사 간 동반성장 유도
1차 및 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도 새롭게 구축한다. 우선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과 연계해 하도급 대금 지급, 원자재 가격 정상 지급 여부 등 1차 협력사의 상생협력활동 점검에 나선다. 이를 기반으로 우수 1차 협력사에는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상대적으로 미진한 업체는 개선을 유도하기로 했다.
또 2·3차 협력사 지원 활동 등을 평가해 1차 협력사의 신차 프로젝트 입찰 점수에 반영하는 ‘상생협력 5스타 제도’를 새로 도입하기로 했다. 협력사와 함께 현장 목소리를 듣고 제도 개선 방안을 수립하는 상생협의체도 신설한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부품 협력사의 동반성장이 완성차업체 경쟁력의 원천이라는 정몽구 회장(사진)의 철학을 바탕으로 협력사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을 비롯해 최근 삼성 SK LG 등 4대 그룹이 잇따라 협력사와의 동반성장 확대 방안을 내놓으면서 재계 전반으로 이 같은 분위기가 확산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다음달 문재인 대통령과 대기업 회장 간 간담회를 앞두고 기업들이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상생 방안을 추가로 쏟아낼 것이란 예상이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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