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화성, 글로벌 화학업체도 찾는 공장…생산·관리 국내 최고

입력 2017-07-20 17:17
수정 2017-07-21 06:54
제101회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 임종일 제일화성 대표

PCB용 에폭시 소재 국산화…미국 헥시온에 연 1000만달러 공급
2014년 280억 들여 공장 신축…바이오用 등 신제품 개발나서
매출 442억원 중 52.5% 수출…2020년 매출 1000억원 목표


[ 이민하 기자 ]
임종일 제일화성 대표는 2015년 외국에서 온 뜻밖의 전화를 받았다. 세계적 화학기업인 미국 헥시온에서 회사 방문 일정을 잡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제일화성 생산시설을 견학하고 싶다는 이유였다. 제일화성이 생산 공장을 증설·이전하면서 생산량을 두 배 이상 늘렸을 때였다. 임 대표는 헥시온 관계자들에게 공장 구석구석을 빠짐없이 보여줬다. 국내 최고 수준의 화학물 안전 생산·관리 공정을 갖췄다는 자신감 때문이었다. 제일화성은 그해 헥시온과 연간 1000만달러 규모의 인쇄회로기판(PCB)용 고내열(에폭시) 소재 공급 계약을 맺었다.

제일화성은 지난해 매출 442억원 중 52.5%를 수출로 올렸다. 임 대표는 “다음달부터는 신제품인 수용성 페인트 수지를 글로벌 업체에 연간 3000t 이상 공급할 예정”이라며 “2020년까지 매출 1000억원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PCB용 에폭시 소재 국산화

제일화성이 처음부터 국내외 업체의 구애를 받은 것은 아니다. 1994년 설립된 제일화성은 공사용 화학제품인 방수 도막재, 일반 바닥재 수지 제품 등을 생산했지만 경영 상황이 좋지 않았다. 2008년 정밀화학 소재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성장가도를 달렸다. 제일화성은 당시 외국 기술에 의존하던 PCB용 에폭시 소재를 처음으로 대량 생산, 국산화했다. PCB용 에폭시 소재는 전기·전자 장비 기판을 부착하는 접착제로 쓰인다. 지금도 제일화성 매출의 60%를 차지한다.

2014년에는 280억원을 투자해 생산공장을 울산 학남국가산업단지에 2만3140㎡ 규모로 증설·이전했다. 부산·경남지역 업체 중에서 화학물질관리법 기준을 적용한 첫 사례로 꼽힌다. 임 대표의 적극적인 투자 확대에 힘입어 업종 전환 당시 50억~6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0년 120억원, 2012년 20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442억원을 기록했다.

임 대표는 “대기업도 신규 투자를 줄이는 상황에서 연매출 수준으로 투자를 결정하니 주변에서 모두 만류했다”며 “그때 과감한 투자 결정을 안 했더라면 몇 년 못 가서 문을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이오·3D 프린터용 신제품 개발

제일화성은 신제품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생분해성 3차원(3D) 프린터용 광경화 소재, 바이오매스 기반 에폭시, 반응성 에폭시 희석재 등이 대표적이다.

임 대표는 글로벌 화학 소재업체를 꿈꾸고 있다. 2020년에는 매출 1000억원, 수출 6000만달러를 목표로 세웠다. 그는 “중국 업체들이 저렴한 단가로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살아남을 길은 기술 차별화뿐”이라며 “소재의 내열성, 안정성, 균일성 등 기본적인 부분부터 신소재 개발까지 앞서나가기 위해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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