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창업자 "가상화폐 시장은 시한폭탄"

입력 2017-07-19 18:25
미래가치 담보로 쉽게 자금조달
스타트업 몰려 시장 과열 "규제 땐 투자 리스크 커져"


[ 허란 기자 ]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만든 공동창업자가 “가상화폐시장은 시한폭탄”이라고 경고했다. 블록체인(가상화폐 거래 시 해킹을 막는 기술) 관련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들이 새 가상화폐를 발행하고 투자금을 모으는 가상화폐공개(ICO)시장이 과열됐기 때문이다.

찰스 호스킨슨 이더리움 공동창업자(사진)는 19일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빠르고 쉽게 돈을 버는 데 눈이 멀었다”며 “이제 ICO시장은 시한폭탄이어서 열기를 식혀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ICO는 기업이 주식을 상장해 자금을 모으는 기업공개(IPO)에 빗댄 말이다. 새 가상화폐를 만드는 기업들은 주식 대신 암호화된 디지털 계약인 ‘토큰’을 발행한다. 투자자들이 이더리움 비트코인 등 통용되는 가상화폐나 달러 같은 진짜 돈을 주고 이를 사는 방식이다.

이더리움 가격은 올초만 해도 1비트당 8달러에 불과했지만 지난달 400달러를 넘어섰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간 분열과 경쟁이 격해지면서 가격이 반토막 나기도 했지만 다시 급반등했다. 이더리움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243달러까지 치솟았다. 전일 대비 25% 이상 올랐다.

가상화폐 가격이 폭등하자 ICO시장도 급격히 커졌다. 자사가 발행하는 가상화폐 가치 역시 급등할 것으로 기대하고 스타트업이 앞다퉈 ICO에 나서면서다. ICO시장은 규제가 없으면서도 단기간에 자금을 모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스타트업들은 IPO시장 대신 ICO시장에서 가상화폐의 미래 가치를 담보로 토큰을 발행해 손쉽게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금융리서치 업체 오토노머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올 들어 56차례에 걸쳐 ICO를 이용해 12억7000만달러(약 1조4600억원)를 끌어모았다. 지난해 연간 모집액(2억2200만달러)의 여섯 배로 불어난 규모다.

호스킨슨 공동창업자는 가상화폐시장에 닥칠 최대 위험으로 당국의 규제를 꼽았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화폐도 주식처럼 감독하겠다고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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