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B리포트
요즘 아파트 상담하는 고객들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매매 가격에 대한 질문이 줄어들었다는 점이다. 인터넷, 스마트폰에서 실거래 가격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매매 가격 정도는 알아서 확인하고 대응한다. 실거래 가격도 그중 하나다. 부동산실거래가신고제도는 2006년 1월부터 시행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공개시스템’에서 실거래 가격 정보가 모두 제공된다.
부동산 시장은 각종 부동산 정책 등의 대내외 요인에 의해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아왔다. 이러한 변화 요인들이 발생한 시점별로 관심 부동산의 실거래 가격 추이를 살펴본다면 해당 부동산의 선호도와 가격 저항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과거 10년간의 데이터 중 언제 어느 시점을 살펴보는 것이 좋을까. 첫 번째 시점은 2007년이다. 실거래신고제도 시행 이후 서울의 아파트 매매거래가 가장 많았던 시기는 2006년(18만 건)이다. 각종 부동산규제 정책이 쏟아짐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진정되지 않던 시기다. 뒤돌아보면 이때 분위기에 편승해 시장에 뛰어든 투자자는 이른바 상투를 잡았다고 기억하고 있다.
두 번째 시점은 2008년 말~2009년 초다. 부동산 규제정책이 가격보다는 거래량에 영향을 미칠 무렵 글로벌 금융위기인 ‘리먼사태’가 발생했다. 외환위기를 경험한 국내 자산시장에서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포는 부동산 가격에 즉각 영향을 미쳤다. 불과 1년 전의 거래 가격에서 20~30% 하락한 급매가 시장에 속출했다. 이 시기는 2008년 말 전체 하락한 가격을 2009년 초 저점 매수 기회로 보고 거래가 이뤄져 회복세를 보인 부동산과 하락한 가격이 그대로 굳어져 장기화 추세로 접어든 부동산을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시점은 2012년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상처와 부동산 규제정책이 상존하는 시장에서 실거래량은 계속 감소해 2012년 서울 기준 6만 건의 거래량만 기록한다. 과거 10년 중 거래량 및 실거래가격의 저점이라 볼 수 있는 시기다.
마지막으로 확인할 시점은 2015년과 2016년이다. 2년 연속 15만 건 이상의 거래량을 기록했다. 시장의 심리는 하락에 무게를 두고 있었으나 그 반대로 움직였던 시기다. 전반적으로 가격이 상승한 시기로 관심 물건이 상승효과를 제대로 보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시점이다.
부동산실거래신고제도에 의한 실거래 가격은 지금 이 순간에도 데이터가 누적되고 있다. 과거의 자료로써 한계도 존재하지만 관심 부동산을 판단하려면 이를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이영진 <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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