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의 '미래'를 찾다
포스코, 스마트 팩토리로 157억 절감…모든 계열사로 확대
선박에 ICT 접목한 현대중공업, 연료 적게 쓰고 최적 항로 찾아
두산중공업, 발전소 원격관리…한화테크윈, 24시간 무인 생산
[ 안대규 / 박재원 기자 ]
4차 산업혁명 바람이 철강, 조선, 중공업, 엘리베이터 등 ‘굴뚝산업’으로 불리는 전통 제조업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기업마다 앞다퉈 생산 현장에 인공지능(AI) 기술이나 로봇을 들이고 사물인터넷(IoT)을 도입하면서 경영 효율을 끌어올리고 있다. 4차 산업혁명을 체계적으로 접목해나가기 위한 내부 인재 양성과 조직 정비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공사례 공유·전파
포스코는 세계 일관제철소 중 유일하게 스마트공장을 성공적으로 운영한 경험이 있다. 포스코는 ‘그룹의 스마타이제이션(스마트화)’을 목표로 스마트 기술을 포스코건설, 포스코에너지 등 전 계열사에 확산시키고 있다. 스마트공장 건설 노하우를 별도 상품으로 구성해 제너럴일렉트릭(GE)이나 지멘스처럼 자체 브랜드로 판매하는 전략도 검토 중이다.
최근엔 거래기업을 상대로 스마트공장을 지원하며 상생경영에 나섰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19일 열린 ‘스마트 포스코 포럼 2017’에서 “스마트팩토리 모범 사례를 제철소 전 공정과 재무·인사·구매 등 경영 분야로 확산시키면서 고객사에도 널리 전파해나갈 것”을 당부했다. 포스코는 이에 따라 ‘포스코형 중소기업 스마트공장 모델’을 개발해 거래처인 나스테크, 코리녹스 등에 제공하기로 했다.
세계 1위 조선업체인 현대중공업은 해류, 기온, 풍속, 해저 지형, 선체 기울기 등 선박 운항에 필요한 모든 내외부 변수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했다. 업계 최초로 통합스마트선박솔루션을 개발해 선박 운항 비용 6%가량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고 이날 발표했다. 그동안 항해사에게 의존하던 선박 운항이 표준화됨에 따라 연료를 적게 쓰고도 가장 빠르고 안전한 항로로 운항이 가능해졌다.
이 시스템은 최근 현대글로비스의 6500대급 자동차운반선(사진) 등에 적용돼 시험 가동도 마쳤다. 현대중공업은 향후 5년간 700여 척에 이 시스템이 사용될 것으로 예상했다.
무인생산도 확대
국내 최대 발전설비업체 두산중공업은 설비 곳곳에 IoT를 설치해 국내외 발전소 8곳을 원격으로 관리하고 있다. 방사능 영향 때문에 사람이 직접 작업하기 위험한 원자력발전소용 로봇을 자체 개발했다. 1000억원가량을 들여 2020년까지 45개의 로봇 및 자동화설비를 도입할 예정이다.
고도의 정밀성이 요구되는 항공산업에도 스마트기술이 접목되고 있다. 항공기 엔진 부품을 생산하는 한화테크윈은 창원 엔진부품 신공장을 스마트팩토리로 만들어 전 공정의 75%를 자동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또 일부 공정은 24시간 무인생산이 가능하도록 하고 드론을 통한 긴급 물량 운송 등 물류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제조업계는 내부 조직도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기 위한 형태로 발빠르게 바꿔나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3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조선업계 최초로 ICT기획팀을 신설했다. 업계 최초로 최고디지털책임자(CDO)직을 신설해 김태환 한국스마트제조산업협회 회장을 영입했다.
포스코는 지난해부터 계열사별 스마트 관련 전략을 총괄하는 SSC(스마트솔루션카운슬)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또 포스코인재창조원, 포스텍과 함께 AI 과정을 개설해 연말까지 사내 전문가 25명을 양성할 예정이다. 현대엘리베이터도 최근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고 이천 공장 리모델링에 나섰다.
안대규/박재원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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