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락근 기자 ]
지난해 8월 서울 강북에 사는 주부 김모씨(39)는 아들 박모군(10)을 데리고 병원을 찾았다. 박군의 집중력과 기억력이 지나치게 떨어진다고 느껴서다. 평소에는 그저 또래 아이와 비슷한 정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름방학을 맞은 박군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내면서 산만한 정도가 심하다고 느꼈다. 의사는 박군이 ‘주의력 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라고 진단했다. 박군은 의사 처방에 따라 약물치료를 받아 지금은 상태가 많이 호전됐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 따르면 국내 성인 ADHD 환자는 82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소아청소년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해 성인이 돼서도 ADHD가 치료되지 않은 사례가 많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주말, 여름방학 등을 활용해 자녀와 긴 시간 함께하면서 자녀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해야 ADHD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ADHD 유형이 다양해 짧은 시간에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산만한 정도 심하다 느껴지면 방학 맞아 주의깊게 살펴봐야
김의정 이대목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ADHD는 유형에 따라 집중력과 기억력은 떨어지지만 산만함이 덜할 가능성이 있어 질환으로 진단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다”며 “아이의 행동을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질환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할 적기를 자칫 놓칠 수 있으므로 부모의 세심한 관찰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ADHD는 주의력이 부족해 산만하고 과잉 행동, 충동성을 지속적으로 보이는 신경발달장애를 말한다. 주로 소아청소년기에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ADHD로 병원을 찾은 20세 이하 ADHD 환자는 전체 ADHD 환자의 95%인 4만9623명이었다.
ADHD의 발생 원인으로는 유전적 요인, 환경적 요인 등이 거론된다. ADHD 치료는 뇌의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 물질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약물치료 방식으로 이뤄진다. 하지만 아동 ADHD 환자 중 절반 이상은 적대적 반항 장애, 불안 장애 등 다른 질환도 갖고 있다. 이를 염두에 둔 치료도 필요하다. 김 교수는 “불안 장애, 우울 장애 등의 동반 질환이 있을 때는 ADHD에 대한 약물치료뿐 아니라 동반된 정서 문제의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상태 호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임락근 기자 rkl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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