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미국 델타항공이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시행을 위한 준비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두 회사는 18일 한국 국토교통부와 미국 교통부에 조인트 벤처 운영 인가 신청 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지난 3월 29일 조인트 벤처 출범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6월 23일 정식 협정에 서명했다. 이번 인가 신청은 조인트 벤처 출범을 위한 후속 조치이다.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는 별도의 회사를 설립하는 것은 아니다. 서로 다른 2개 회사가 한 회사처럼 공동으로 영업하고 수익과 비용을 공유하는 가장 높은 수준의 협력 체계다.
두 회사는 조인트 벤처를 통해 ▲ 공동운항 확대 통한 경쟁력 강화 ▲ 아시아와 미국 시장에서 공동 판매·마케팅 확대 ▲ 핵심 허브 공항 수하물 연결 등 일원화된 서비스 제공 ▲ 마일리지 서비스 혜택 강화 ▲ 항공화물 협력 강화 등을 시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태평양 노선 조인트 벤처 시행에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두 회사 모두 조인트 벤처 시행상 핵심 요소인 반독점 면제(ATI) 권한을 이미 취득했기 때문이다.
ATI란 기업 간 협정이 공공의 이익에 반하지 않고, 실질적으로 경쟁을 저해하지 않을 때 반독점법 적용을 면제해주는 제도다. ATI 승인을 받은 경우 다른 경쟁업체들의 법적 제소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2002년 미국 교통부로부터 반독점 면제 권한을 취득한 데 이어 2007년 대한민국 국토교통부로부터 제휴에 대한 승인도 받았다.
다른 항공사들은 보통 ATI 승인을 신청하며 조인트 벤처 협정 서류를 함께 제출하지만 두 회사는 이미 ATI 승인을 받았기 때문에 부속 협정인 조인트 벤처 협정 관련 서류만 제출하면 된다.
미국 교통부는 또 항공사 간 조인트 벤처를 통해 소비자 편의가 증대된다는 점을 인정해 조인트 벤처에 별다른 이의를 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 10년간 미국 교통부가 불허한 사례는 지난해 11월 콴타스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의 조인트 벤처 1건에 불과하다.
다만 한국 국토부가 항공사 간 조인트 벤처를 심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에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국토부는 60일 안에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의를 거쳐 인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일부 항공사들의 경우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의 조인트 벤처가 한국과 미국 노선에서 독과점을 불러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미국 하와이 최대 항공사 하와이안항공과 저비용항공사(LCC) 제트블루항공은 지난 5월과 지난 달 미국 교통부에 이와 관련한 진정서를 제출했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그러나 두 회사를 통해 한·미 노선을 이용하는 수요는 전체의 10%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경쟁을 제한할 우려가 없다고 반박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미 제휴 관련 승인을 취득한 상황이어서 문제 없이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번 조인트 벤처는 우리나라 항공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민경 한경닷컴 기자 k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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