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초등생 살인사건, 공범 박양 공판 오늘 진행 … 김양과 진실게임 양상

입력 2017-07-17 14:50
인천 초등생 살인 사건 공범인 19세 박양의 공판이 17일 열린다.

이날 오후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허준서) 심리로 열리는 재판에서는 살인방조 혐의로 기소된 박양의 혐의에 대해 보강조사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앞서 열린 주범 김양의 공판에서는 증인으로 출석한 박양과 진술이 엇갈리며 진실게임 양상을 보였다.



김양은 지난 13일 공판에서 공범 박양과 연인 관계였으며 박양의 지시에 따라 범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반면 박양은 이를 전면 부인했다.

검찰은 현재 살인방조 혐의로 기소된 박양의 살인교사 의혹에 대해 집중 추궁할 예정이다.

김양은 검찰 보강 조사 때 "사건 발생(3월29일) 10여 일 전인 3월18일 토요일 박양에게 기습 키스를 당했다"며 "이후 좋아하는 감정이 생겼고 계약 연애를 시작했다"고 진술했다. 이어 "내가 여자 역할을 박양이 남자 역할을 했고 계약 연애를 시작한 후 박양이 연애감정을 이용해 더 구체적인 요구를 했다"며 "살인을 허가하는 조건으로 사람의 손가락과 폐를 가져오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박양은 "연인이라고 생각한 적 없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김양은 또 사건 당일 범행 대상을 물색하러 집을 나서기 전 박양에게 전화를 걸어 "'우리 집 베란다에서 초등학교 운동장이 내려다보인다'라고 했고 박양은 '그럼 거기 애 중 한 명이 죽게 되겠네. 불쌍해라. 꺅'이라고 말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박양은 "그런 취지의 이야기를 한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김양에게 살인을 지시했다는 다른 주장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박양은 '손가락을 모으는데 취미가 있다고 말했다는데 사실이냐'고 묻는 검사의 질문에 "잘 모르겠다. 기억이 안 난다"고 답했다. 또 "시신 유기 장소로 집 근처 야산, 송도에서 인천으로 오는 다리 밑 바다, 김양 아파트 옥상, 학원 건물 옥상 등을 논의한 사실이 있느냐"는 물음에 "전혀 그런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반면 김양은 "박양이 들키지 않게 하라고 이야기했고 CCTV를 항상 확인하고 변장을 하라고도 했다"며 "변장 후 사진을 찍어 보내라고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김양과 박양 중 한 명은 거짓을 말하고 있다고 보고 박양의 재판 때 김양을 증인으로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김양의 결심 공판은 다음 달인 8월 9일 열릴 계획이다.

결심 공판이 이처럼 늦춰진 이유는 두 사람이 주고받다 삭제한 트위터 다이렉트 메세지를 미국 본사에서 받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미국 트위터 본사는 이번달까지 증거제출 여부만이라도 알려달라는 우리 사법부의 요청에 아직까지 답이 없는 상태다.

한편, 김양은 지난 3월29일 오후 12시47분쯤 인천시 연수구의 한 공원에서 만난 초등학교 2학년(8) 여아가 '휴대폰을 빌려달라'고 하자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훼손하고 유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범 박양은 같은 날 오후 5시44분쯤 서울의 한 지하철 역에서 만난 김양에게서 숨진 초등생의 시신 일부와 장기 일부가 담긴 종이봉투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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