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내 최대 규모 휴양시설 부산 '아난티 코브' 가보니

입력 2017-07-16 10:00
수정 2017-07-16 10:21

부산역에서 광안대교를 지나 버스로 40분을 달리자 동해와 남해의 절경을 동시에 볼 수 있는 국내 유일한 사찰(寺刹)인 해동용궁사가 모습을 드러냈다.

매년 부산 시민 뿐 아니라 외부에서도 많이 찾는 이 절을 조금 지나니 기장군의 옛스러움과 대비되는 완전히 새로운 풍경이 펼쳐졌다.

탁 트인 동해 앞에 잘 다듬어진 잔디 산책로와 고급 수영장들, 명품숍과 카페, 공연장과 사계절 이용 가능한 온천 등이 주변 어촌마을과 묘하게 어우러졌다.

호텔리조트 전문운영업체인 에머슨퍼시픽이 5년 간 공들여 세운 복합휴양단지 '아난티 코브'다.

6성급 힐튼호텔과 아난티 펜트하우스, 상업시설인 아난티 타운으로 이루어진 아난티 코브는 부산 시내로 이동하지 않고도 이 안에서 대부분의 놀이를 할 수 있다.

연면적 17만8000m²로 단일 휴양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지만 주변 풍광과 어우러진 설계 덕에 전혀 튀어보이지 않는 것도 아난티 코브의 특징이다.

◆ 방문객 놀랄만한 포인트 많아

힐튼 호텔 로비로 입장하면 보통의 호텔 같은 고급스러운 대리석과 원목 대신 기하학 형태로 꾸며진 동굴 같은 인테리어가 방문객을 맞는다.

부산 힐튼의 특징 중 하나는 체크인 할 수 있는 호텔 프론트가 10층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10층으로 갈 때까지 방문객은 외부를 전혀 볼 수 없도록 설계됐다. 체크인을 위해 10층에 도착하면 처음 보는 광경이 눈 앞에 펼쳐진 탁 트인 동해다.


해외에서 온 외국인 관광객 뿐만 아니라 동해에 익숙한 국내 방문객들도 감탄사가 쏟아져 나올 정도다.

객실로 들어서면 해안 절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호텔 아래로 잘 꾸며진 산책로와 조깅하는 관광객들, 인근 어촌마을에서 물질하는 해녀들의 모습까지 오로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풍광이다.

모든 객실은 60㎡ 이상이며 오션 스위트 룸 면적은 120㎡에 달한다. 동급의 다른 호텔보다 모든 객실 크기가 약 1.2배 큰 것은 힐튼 부산의 장점이라 할 만하다.

힐튼 부산은 대통령 등 VIP를 모실 수 있는 프레지덴셜 스위트를 과감히 없애고 일반 객실의 공간을 확 늘렸다.

객실마다 49인치 발광다이오드(LED) TV, 초고속 인터넷, 전용 발코니, 거실은 물론이고 거실 크기에 육박하는 고급 화장실도 갖췄다.

호텔 내부의 고급스러움을 한층 더 돋보이게 하는 건 곳곳에 숨어 있는 시크릿 풀들이다.

가족 단위로 이용할 수 있는 메인 수영장, 바다를 감상하며 수영할 수 있는 10층 실내 풀, 노 키즈 존(No kids zone)으로 꾸며진 성인 전용 풀이 호텔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수영장을 만드는 데 가장 신경 쓴 건 역시 전망. 풀이 위치한 곳들이 이 호텔 최고의 뷰 포인트들이었다.

부산 힐튼 관계자는 "정식 오픈을 하기 전이지만 이미 인스타그램 등 SNS에 수영장 사진이 많이 올라온다"며 "방문객들의 반응이 좋다"고 설명했다.

◆ 호텔놀이 끝판왕 꿈꾸는 아난티 코브

호텔 밖으로 한발짝도 나가지 않고도 충분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된 곳이 아난티 코브다.

아난티 타운이라고 이름 붙여진 상업시설 거리는 편의점, 카페, 수제맥주집을 비롯해 공연장과 산책로까지 끼고 있어 마치 시내 유명 거리에 나온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이탈리아 3대 카페로 알려진 '산에우스타키오 일 카페' 등이 입점해 있는 등 매장 하나하나에 특색을 주기 위해 신경 쓴 모습이 보였다.


야외 공연장에서는 매주 '10cm', '어반자카파' 등 유명 가수들의 공연히 이어져 호텔 방문객들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는 명소가 됐다.

7개의 미팅룸과 이벤트 공간을 갖춰 해운대 인근 등 도심에 있는 호텔을 선호하는 비즈니스맨들과 기업 수요를 잡는 데도 공을 들였다.

그랜드 볼룸은 1417㎡ 규모로 최대 1500명까지 수용할 수 있고, 977㎡ 규모인 볼룸은 해안가를 감상하며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670㎡, 350㎡ 크기의 야외 행사장과 바다를 감상하며 예비 신랑 신부의 특별한 날을 축하 할 수 있는 웨딩 채플도 다른 호텔엔 없는 시설이다.

일과를 마치면 매일 1000t의 천연 온천수가 올라오는 워터하우스로 내려가 스파와 사우나를 즐길 수도 있다.

가장 공을 들인 건 식음료 시설이다. 비싼 가격과 단조로운 맛 탓에 점점 소비자들로부터 외면 받고 있는 호텔 식음료장의 고민을 반영한 듯 보였다.

라이브 무대와 개방된 부엌이 특징인 식당 '다모임'은 한식·중식·일식·양식 요리를 모두 제공해 국내외 관광객 모두를 만족시킬 만 하다.

호텔 10층에 위치한 '맥퀸즈 라운지'는 눈 앞에 펼쳐진 푸른 바다를 바라보며 다과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 부산 시민 빨아들이는 '이터널 저니'

아난티 코브가 위치한 기장군 오시리아 관광단지는 아직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탓에 호텔 주변으로 산과 전답이 적지 않았다.

대중교통편 마저 용이하지 않아 이 호텔에 묶지 않는다면 부산 시민들과 외부인들이 아예 이곳 근처까지 접근하는 게 쉽지 않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아난티 코브에서 낸 아이디어가 바로 '이터널 저니'로 이름 붙여진 대형 서점이다.

2만여권의 책이 비치될 이 서점은 도서 구입은 물론 독서도 가능하도록 꾸며졌다. 호텔 이용객뿐만 아니라 부산 시민 누구에게나 개방된 공간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이만규 에머슨퍼시픽 대표는 "음식점과 상업시설 등 호텔의 핵심 시설이 들어서야 할 위치에 대형 서점을 만들기로 한 것은 고정관념을 깬 파격"이라며 "아난티 코브가 고립된 공간이 아닌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공간임을 상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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