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버지의 전쟁' 제작사 무비엔진 측이 투자사 우성엔터테인먼트의 주장을 반박하고 나섰다.
14일 무비엔진은 보도자료를 통해 '아버지의 전쟁' 영화 제작 차질 경위에 대한 우성엔터테인먼트의 발표 내용에 대한 3가지 문제점을 지적했다.
무비엔진은 "시나리오 개발 전 故김훈 중위 유가족에게 영화 제작 계획을 설명하고 동의를 받았으나 당시 정권 분위기 때문에 투자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3년이 지난 후 간신히 영화 제작을 진행하던 중 시나리오상 불가피하게 묘사된 픽션 상황 때문에 유가족과 이견이 생기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투자사 우성엔터테인먼트 또한 사전 인지해 있었던 내용"이라며 "사회적으로도 필요한 영화이니 지속적인 설득작업 등을 통해 결국 허락하실 것이라 믿고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라고 설명했다.
또 "유가족 동의를 얻기 위해 노력했으나 우성엔터테인먼트의 일방적인 제작 중단지시 사태가 벌어졌다"라며 "그 결과 설득을 위해 시나리오를 일부 수정하기로 결정하는 등의 당사의 노력은 더 이상 진행할 수 없게 됐다"라고 덧붙였다.
'아버지의 전쟁' 제작 중단 이후 20여일이 지나 유가족은 제작사 무비엔진과 투자사 등을 상대로 촬영 및 상영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무비엔진 측은 우성엔터테인먼트의 촬영중단통보의 사유에 대해 감독과 촬영감독 교체라고 주장했다.
자료를 통해 무비엔진은 "투자사가 현장편집본의 퀄리티에 비추어 감독과 촬영감독을 신뢰할 수 없고 이들을 교체하지 않으면 더 이상 촬영 진행을 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촬영초기부터 지속적으로 감독 교체를 요구해왔지만 이를 부당하다고 판단해 당사는 거부하고 있었다"라고 말했다.
결국 무비엔진은 우성엔터테인먼트와 협상 끝에 촬영감독만 교체하는 선에서 촬영을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무비엔진 측은 "유가족이 영화제작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촬영을 중단했다는 투자사의 주장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또 촬영 회차 위반으로 인한 투자 계약 위반 주장에는 "제작 진행률이 고작 35%정도밖에 진척이 안 된 본 영화에 대하여 회차를 위반했다는 투자사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라고 선을 그었다.
임금 체불 건에 대해서는 "촬영 재개에 합의하고 재정비에 들어가는데 한 달 정도 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래서 투자사의 요청으로 스탭들에게 계약기간까지 기다려달라고 요청했는데, 결국 촬영 재개는 이루어지지 못했고 스탭들의 계약기간이 도래하게 됨으로써 당사는 영화 제작을 진행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스탭 및 배우들에 대하여 약 3억정도로 추정되는 보수채무를 부담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위와 같은 상황이 되자, 투자사는 미지급 보수채무 중 2억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제작사의 지분 및 판권의 양도를 요청했다"라며 "부당하다고 판단했지만 임금체불사태를 막기 위해 당사는 투자사와 합의서를 체결하기로 했다. 동시에 미지급액의 50~70% 지불을 약속하는 합의서를 스탭들과 체결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무비엔진 측에 따르면 투자사 우성엔터테인먼트는 차일피일 합의서 체결을 미루다 결국 약속을 지키지 않고 결국 스텝들에 대한 임금체불이 불가피 했다는 것.
무비엔진은 "당사는 6년간이나 영화 ‘아버지의 전쟁’을 제작하기 위해서 최선을 다해 노력했다"라며 "투자사의 부당하고 일방적인 투자금(영화 제작비용) 집행 중단행위로 인해 당사는 물론이고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수많은 스탭, 배우 및 관계자들이 큰 고통을 받고 있다"라고 호소했다.
앞서 투자사인 우성엔터테인먼트 측은 제작비 지급 중단의 가장 큰 이유로 제작사 무비엔진이 영화의 실화 당사자인 고 김훈 중위 유족의 제작 동의를 받지 못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당사는 제작 중단 시점까지 30억원 중 총 23억원을 지급했다"며 "오히려 제작사로부터 정산 받지 못한 금액 1600여 만원이 남아 있다"라고 밝혔다. 투자사 측은 20여명의 단역배우들에게 출연료 400여 만원 정도가 미지급 됐다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아버지의 전쟁'은 1998년 판문점에서 사망한 고 김훈 중의의 의문사 사건을 아버지 김척 예비역 중장이 진실을 찾아내려 하면서 벌어지는 실화를 담은 영화다. 톱배우 한석규가 출연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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