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삼강엠앤티, 선박수리 시장 '도전'

입력 2017-07-12 19:50
수정 2017-07-13 07:43
덩치 키우는 '강관 강자'…대형선박 수리 전문
고성조선해양 인수 이어 선박평형수처리도 진출 추진

道·경남테크노파크 등도 수리선박 전문단지 조성 검토


[ 김해연 기자 ]
경남 고성의 중소 해양플랜트 전문기업 삼강엠앤티가 조선분야 미래 먹거리인 수리조선업에 뛰어들기 위해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

삼강엠앤티(대표 송무석·사진)는 고성조선해양 인수 작업이 순조롭게 이뤄져 오는 9월께 마무리될 것이라고 12일 발표했다.

지난 4월 STX조선해양의 100% 자회사인 고성조선해양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삼강엠앤티·유암코 컨소시엄은 지난달 인수합병 투자계약을 맺었다. 인수금액은 1000억원이며 인수금 납입 예정일은 오는 31일이다.

삼강엠앤티는 고성조선해양의 위치가 조수간만의 차가 적고 18m에 달하는 깊은 수심 등을 고려해 초기 영업을 LNG선박 등 대형선박 수리에 집중하기로 했다.

송상호 전무는 “고성조선해양 인수가 마무리되면 대형 전문 수리조선소로 거듭나게 될 것”이라며 “국내 대형 선사들이 선박 수리와 검사 등을 해외에서 하고 있는 만큼 고성조선해양의 경쟁력은 충분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강엠앤티는 1999년 경남 밀양에서 국내 최초 후육강관 생산업체인 삼강특수공업으로 출발했다. 후육강관은 석유·천연가스, 시추·저장시설 등 해양플랜트와 조선업계에 쓰이는 산업용 파이프를 말한다. 당시 수입에만 의존해온 후육강관을 국내 최초로 생산한 곳이 이 회사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후육강관의 70%가량을 공급한다. 후육강관사업을 통해 몸집을 키운 뒤 2009년부터 조선블록·해양플랜트 쪽으로 사업영역을 넓혔고 고성조선해양 인수를 계기로 수리선박업 진출을 앞두고 있다.

선박수리업은 배를 개조하거나 보수, 정비하는 사업이다. 국내 선박수리 자급률은 2015년 기준 1.3%에 불과하다. 정부는 침체에 빠진 조선업 육성방안으로 이 비율을 2020년까지 10%로 늘리겠다는 방침을 마련했다. 수리조선소 전환 시 인수합병, 설비투자, 사업재편 지원자금을 포함해 총 2조7000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 정책에 맞춰 경상남도와 고성군, 경남테크노파크는 지역 내 수리선박 전문단지 조성을 검토하고 있다.

경남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새로운 선박을 건조하는 데 집중한 조선업에 위기가 닥치다 보니 수리조선 쪽으로 눈을 돌리는 곳이 많다”며 “수리선박 전문단지 조성 계획은 오는 11월 윤곽이 나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강엠앤티는 선박평형수처리와 선박배기가스 개조 시장으로의 사업영역 확대도 꾀하고 있다. 이를 위해 국내 선박평형수처리장치 기업인 파나시아와 선박평형수처리시스템(BWMS)과 선박배기가스 탈황설비 제품·부품 판매 및 개조사업을 위한 양해각서도 체결했다. 선박평형수처리시스템은 9월8일 발효되는 협약에 따라 국가를 오가는 모든 선박에 설치해야 하는 설비다. 업계에서는 최대 40조원대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송무석 대표는 “조선업 위기가 언제까지 계속되진 않을 것”이라며 “기술혁신과 생산설비 확충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후육강관과 해양구조물, 선박 메가블록, 대형선박 수리 분야에서 세계적인 강소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고성=김해연 기자 hay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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