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서 구속되자 고개 숙인 안철수 "모든 것 내려놓고 반성·성찰하겠다"

입력 2017-07-12 19:00
수정 2017-07-13 05:24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공개 16일 만에 공식사과

정계은퇴 여부 언급 안한 안철수
"조작 사실 듣고 저도 충격…책임질 일 있으면 책임지겠다"

절체절명의 위기 맞은 국민의당, 군산서 천막 비상대책회의
"사법부의 결정을 존중한다"…검찰 수사, 당 지도부 향할지 우려


[ 김기만 기자 ]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당 차원에서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 사실을 공표한 지 16일 만에 공식 사과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꼬리 자르기’의 실패라며 공세를 이어갔고, 국민의당 지도부는 침통한 분위기 속에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지금까지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깊은 자성의 시간을 보냈다”며 “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실망과 분노는 저 안철수에게 쏟아내시고 힘겹게 만든 다당체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국민의당에 다시 한번 기회를 주실 것을 호소드린다”고 말했다.

‘후보 당시 조작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의혹 제기 당시) 24시간 ‘뚜벅이 유세’로 전국에서 선거운동을 할 때였다”며 “(조작 사실을) 처음 들었을 때 저에게도 충격적인 일이었다”고 답했다.

그는 “당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정말 깊이 고민하겠다”며 정계 은퇴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안 전 대표가 이번 사건으로 정치적 치명상을 입은 게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이날 검찰에 구속된 이준서 전 최고위원은 안 전 대표가 국민의당 창당 후 첫 번째로 영입한 인사이기 때문이다.

국민의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전북 군산 현대조선소를 찾아 천막에서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열면서 분위기를 다잡았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회의에서 “구속영장 발부에 대한 사법부의 결정을 일단 존중한다”며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선거 당시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었던 박지원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사법부 결정을 수용한다”며 “머리 숙여 거듭 용서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당은 검찰이 정부·여당의 눈치 보기식 수사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문 속에서 검찰 수사가 대선 당시 지도부까지 향하지 않을지 우려하고 있다. 박 비대위원장은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머리 자르기’ 폭언과 ‘미필적 고의’ 발언 이후 검찰 기류가 180도 달라졌다”며 “문재인 정부의 정치검찰 1호 사건으로 기록되고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도 “(국민의당의) 자체 진상조사 꼬리 자르기가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이번 사건에 대해 광범위하고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권은희 의원은 “현재까지는 당 진상조사단의 판단과 검찰 수사가 같고, 파악한 사안의 실체가 동일하다”며 ‘지도부 연루설’에 선을 그었다. 검찰은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을 맡았던 김성호 전 의원과 김인원 변호사를 이르면 13일 소환해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주인 안 전 대표가 물러나며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은 국민의당은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기 위해 다음달 27일 전당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최근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한 정동영 의원은 비대위에서 “군산조선소 문 앞에 천막을 치고 회의를 여는 것은 국민의당이 있어야 할 장소를 상징하는 것”이라며 “국민의당은 국민이 어려운 현장 속에서 살아나야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안 전 대표와 국민의당을 창당한 천정배 전 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패배 이후 당을 살리기 위해 대표가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며 “상황을 봐서 당원과 국민에게 결심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황주홍 의원이 전당대회 준비위원장을, 김관영 의원이 선거관리위원장을 맡는다.

김기만 기자 m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