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투자로 차입금 '눈덩이'…신용도 위협받는 파르나스호텔

입력 2017-07-12 17:28
수정 2017-07-13 14:47
신용분석 리포트

올해 1분기까지 차입금 3888억…2012년보다 세 배 이상 늘어
'타워' 건설에만 4140억 투입…호텔업 수익 저하·재무 부담 ↑


[ 김진성 기자 ] GS리테일이 2년 전 7600억원에 인수한 파르나스호텔의 차입금이 급증하고 있다. 사무용 빌딩 건설 등 대규모 투자에 많은 자금이 들어간 결과다. 본업인 호텔업의 수익성 악화로 재무적 부담이 한층 커지면서 신용도에 위협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파르나스호텔은 지난 5일 900억원 규모의 전자단기사채를 발행해 같은 날 만기가 찾아온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갚았다. 만기가 78일에 불과한 차입을 통해 5년 만기 채권을 상환한 것은 자금조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통상 장기로 자금을 빌릴수록 차입금에 붙는 금리는 높아진다. 파르나스호텔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 107억원을 지출했다. 2012년만 해도 46억원이었지만 이후 매년 규모가 늘고 있다. 빠르게 불어난 차입금이 이자비용 부담을 키우고 있다. 이 회사의 올 1분기 기준 총 차입금은 3888억원으로 2012년(1096억원)보다 세 배 이상 늘었다.

빚이 늘어난 배경에 대규모 투자가 있다. 파르나스호텔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서울 삼성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대연회장 자리에 사무용 빌딩인 ‘파르나스타워’를 짓는 데 4140억원을 투입했다. 호텔 지하에 복합쇼핑몰인 ‘파르나스몰’을 조성하는 공사도 함께했다. 임대업과 유통업으로 사업영역을 넓혀 호텔업 의존도를 줄이겠다는 전략이었다.

투자를 진행하는 동안 회사 수익성은 계속 나빠졌다. 2012년 436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119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서울에 특1급 호텔이 늘어난 데다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호텔업황 자체가 악화된 게 컸다. 파르나스호텔 건설에 따른 리모델링 작업으로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의 투숙객도 줄었다.

재무상태 악화로 신용등급 하락위험도 커지고 있다. 이미 몇몇 지표는 국내 신용평가사들이 제시한 신용등급 강등조건을 충족하고 있다. 올 1분기 기준 차입금의존도는 27.3%,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7.5배로 2년 넘게 등급하락 기준(20%, 6배 초과)을 웃돌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2015년 6월부터 이 회사 신용등급(A+)에 달아놓은 ‘부정적’ 전망을 떼지 않고 있다.

파르나스타워는 지난해 7월 완공 이후 아직까지 실적에 별다른 기여를 못하고 있다. 완공 후 올 1분기까지 거둔 매출은 47억원에 불과하다. 지난달 말까지 전체 건물의 51%(입주 기준)만 임대가 완료됐다. 중국인 관광객이 급격히 줄어들면서 본업인 호텔업도 부진하다. 송수범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2012년 수준의 수익성을 회복하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며 “차입금이 3000억원 미만으로 줄어드는 것은 2019년 이후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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